3일 국토교통부와 충청북도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획재정부의 재정사업평가위원회에서 중부선 서청주-증평 확장사업이 사업 타당성을 확보(B/C 0.77, AHP 0.519)했다. AHP 점수가 0.5 이상이면 사업 타당성을 확보한 것으로 본다.
이 사업은 중부고속도로 중 상습정체 구간인 서청주~증평 구간(15.8km)을 4차로에서 6차로로 확장하는 것으로 2632억 원이 투입된다. 설계 등 후속 절차를 거쳐 2024년 착공한다.
서청주~증평 구간은 평일에는 권역 내 출·퇴근 차량이 다수이며 주말에는 수도권과 지역 간 나들이 차량이 몰리는 등 상시로 시속 50∼60km/hr 수준에 불과한 상습정체 구간이다.
특히 이 구간은 전국 4차로 고속도로 구간 중 대도시권을 제외하고 교통량이 6만7000대∼7만3000대로 최대 수준이다. 국토부는 서청주~증평 구간 확장 시 교통용량이 크게 확충돼 통행시간이 최대 14분 단축되는 등 도로이용자 불편이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나머지 구간이다. 중부고속도로는 경기도 하남에서 이천 호법까지 약 10km 구간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편도 2차로, 왕복 4차로다.
국토부의 '2020년 도로업무편람'을 보면 중부고속도로와 같은 4차로 고속도로는 하루 교통량이 5만1300대를 초과하면 확장 대상이다. 이에 따르면 중부고속도로는 이미 확장 기준을 초과한 지 오래다.
중부고속도로 확장은 2001년부터 꾸준히 추진됐다. 음성~호법 구간 44.6km부터 왕복 6차로로 확장하는 방안은 2008년 타당성 재조사에서 사업의 경제성을 가늠하는 비용대비 편익(B/C)이 1.03으로 나왔다. 통상 B/C가 '1'을 넘으면 경제성을 충족하는 것으로 본다. 또 같은 해 남이~호법까지 33.8km 구간 확장사업도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B/C가 1.63으로 경제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서울~세종을 연결하는 '제2경부고속도로' 건설 계획이 발표되면서 중부고속도로 확장 논의는 무기한 중단됐다. 서울~세종고속도로가 건설될 경우 중부고속도로의 통행량이 감소하고 경제성도 낮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충북도는 서울~세종고속도로와 중부고속도로는 기능이 다르다는 설명이다. 서울~세종고속도로는 승용차 위주고 중부고속도로는 산업도로라는 것이다. 실제로 중부고속도로가 지나는 경기도와 충북지역의 산업단지는 지난해 말 기준 122곳에 달한다. 2019년 중부고속도로 하루 평균 교통량에서 화물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32.3%로 같은 기간 전국 고속도로 평균인 27.7%를 웃돌았다.
국토부도 서울~세종고속도로와 상관 없이 확장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주현종 국토부 도로국장은 “수도권과 충청권을 잇는 중부선의 교통혼잡 수준 등을 감안할 때 사업 추진이 시급하다"며 "중부선 나머지 구간도 차례로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