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주담대 31兆 폭증에도…‘내 집’ 산다는 신혼부부 늘었다

입력 2021-07-2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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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목적 보유 의향도 13.2%
MZ세대發 가계대출 증가 우려

▲대출 안내문이 붙어있는 서울 시내 한 금융기관 모습.  (연합뉴스)
▲대출 안내문이 붙어있는 서울 시내 한 금융기관 모습. (연합뉴스)

신혼부부의 10쌍 중 6쌍이 실거주 목적의 ‘내 집’을 마련하기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을 소유한 신혼부부가 감소하고 있는 현실에서 이 같은 신혼가구의 주택 마련 수요가 최근 가파른 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는 MZ세대의 주택담보대출 증가세에 기름을 부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0일 주택금융연구원에 따르면 결혼 후 7년 이내인 신혼가구의 주택 보유 의향을 조사한 결과 실거주 목적의 1가구 1주택은 꼭 필요하다는 응답이 61.7%에 달했다. 이는 전년의 58.0%보다 3.7%포인트(p) 늘어난 수치다. 투자 목적의 주택 보유 의향(13.2%)까지 합치면 주택을 보유하기를 원하는 신혼가구는 74.9%까지 늘어난다. 신혼가구가 보유하기를 원하는 주택 유형은 아파트로, 희망 가격은 4억 원이었다.

신혼부부의 내 집 마련이라는 바람과는 달리 실제 신혼가구의 주택 보유 비율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주택금융연구원의 조사 결과 초혼 1년차 주택보유 비율은 2015년 34.2%에 달했으나, 2019년 29.9%까지 떨어졌다.

특히 주택을 구입할 의향이 없다고 신혼가구 중 현실적인 문제로 내 집 마련이 어렵다고 응답한 부부가 10쌍 중 6쌍에 달해 대출이나 자금을 마련할 방안이 생긴다면 주택을 구입할 것으로 예상되는 잠재적 수요도 있어 신혼가구의 내 집 마련 의향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신혼가구가 주택을 구입하지 않으려는 이유로 주택 구입을 위한 자금 마련이나 대출이 부담스러워서라고 응답한 비율은 60.6%에 달했다. 이는 전년(44.8%)에 비해 15.8%p나 늘어난 수치다.

반면, 반드시 내 집 마련이 필요하지는 않다고 응답한 비율은 2019년 21.5%에서 지난해 13.8%로 감소했다.

잠재적인 주택 구입 수요까지 살펴본다면 신혼부부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MZ 세대의 가계 대출은 향후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신혼가구의 주택 마련을 위해 초장기 모기지나 신혼부부를 위한 LTV 제한 완화 등 다양한 주택 구입 지원책 등 정책적 금융 지원도 확대되고 있어 이를 이용한 대출 확대도 점쳐진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은행에서 20~30대를 대상으로 실행된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 3월 말 기준 259조6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44조7000억 원 증가했다. 이 중 주택담보대출은 182조8000억 원으로 같은 기간 각 31조7000억 원 늘어났다.

현재 금융당국에선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대출 장벽을 높이며 대출 옥죄기에 나서고 있으나, 여전히 내 집 마련 수요가 꺾이지 않고 있어 최근 금리 상승이 유력하게 점쳐지는 상황에서 대출 부실 가능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에서는 ‘금리상한형 주담대’, ‘고정금리’ 유도 등을 통해 금리 상승기에 차주의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내놓고 있는 상황이지만, 당장의 싼 변동금리 선택하는 비중도 높아 대출 부실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신혼 가구의 주택 구입에 대한 수요가 점차 커지고 있는 만큼 관계 당국이 이들의 주택마련을 위한 정책을 마련을 동시에 금융 방면의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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