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용평가사 피치가 내년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최근 빠르게 진행되는 고령화가 국가채무 부담을 가중하는 등 성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관련기사 6면
22일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 전망을 ‘안정적’으로 유지한 피치는 내년 잠재성장률 전망을 기존 2.5%에서 2.3%로 0.2%포인트(P) 하향 조정했다.
피치는 “한국은 급속한 고령화로 인한 중기 성장 압박에 직면해 있다”며 “부정적인 인구 통계의 영향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국가채무 증가도 우리 경제의 위험 요인으로 지목했다. 이어 “고령화에 따른 지출 압력이 있는 상황에서 국가채무 증가는 재정 운용상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며 “위험의 향후 전개는 재정지출에 따른 생산성과 잠재성장률 제고 효과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피치는 지난 6일 우리 정부와의 연례협의 결과를 반영해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 전망을 ‘안정적’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2012년 9월 6일 현재 수준의 국가신용등급과 전망을 발표한 이후로 계속 유지하고 있다.
피치는 강한 대외건전성, 경제 회복력, 양호한 재정 여력과 북한 관련 지정학적 위험, 고령화로 인한 구조적 도전을 균형 반영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한국 정부의 효과적인 팬데믹 관리, 수출 호조에 따른 강한 경제회복이 당분간 한국의 신용도를 지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피치는 한국의 올해 성장률을 4.5%로 예상하면서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증가에 따라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됐으나 백신 보급 가속화와 2차 추가경정예산 등에 힘입어 소비 회복기는 하반기에도 지속할 것으로 분석했다. 이어 2차 추경 재원을 추가 세수로 충당하고 추가 적자 국채 발행을 하지 않으며 국채를 일부 상환함에 따라 재정 전망은 애초보다 개선될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