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 레이스가 본격화된 가운데, 여야별 관전포인트는 무엇일까.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 후보 연대 △ 이재명의 대항마 △ 야권 주자의 존재감 등이 앞으로 남은 8개월간 레이스에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된다.
민주당의 본경선은 완전국민경선(오픈프라이머리) 방식으로 진행된다. 민주당은 애초 9월 5일로 예정됐던 최종 후보 선출 시기를 10월 10일로 연기했다. 경선 연기에 따른 변수를 활용해 반등하기 위한 각 캠프의 움직임도 관전 포인트다.
각 지역 경선마다 해당 지역의 권리당원, 대의원 투표 결과가 공개된다는 점이 중요한 대목이다. 9월 4일 대전·충남에서 시작되는 민주당 본경선에서 후보들의 순위가 현장 공개되는데, 이 투표 결과가 ‘슈퍼위크’의 시작인 9월 12일 1차 선거인단 투표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2002년 노무현 당시 대선 후보의 지지율은 2% 수준에 그쳤었다. 그러던중 첫 순회 경선지인 제주에서 한화갑 후보가 1위를 차지하면서, 그간 당내 1위였던 이인제 후보의 ‘대세론’에 균열을 냈다. 이어 울산과 광주에서 노무현 후보가 1위를 차지하자 ‘노풍(노무현 바람)’이 불며 ‘이인제 대세론’을 꺾고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선출됐다. 현재 대전·충남의 대의원과 권리당원은 약 5만 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스윙보터’ 역할을 해 온 충청권에서 1차 순회경선을 시작한다는 점이 주목된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첫 순회 경선 결과에 따라 밴드왜건(band-wagon·많은 사람의 선택에 편승) 효과를 낼 수 있다”며 “유력 주자로 꼽히는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이 2위 후보와 얼마만큼의 격차를 내는지에 따라 일반 국민과 당원의 ARS에도 심각한 영향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민주당의 대선 경선은 ‘역동성’이라는 점에서 가장 큰 특징을 지닌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후보 연대를 언제, 어떻게, 누구와 할 것인가에 따라 이러한 역동성을 살릴 수 있게 설계됐다. 이 때문에 민주당의 경선은 후보 연대가 다른 정당보다 극적인 효과를 낸다”고 밝혔다. 이처럼 각 계파 및 세력 간 치열한 ‘합종연횡’이 예상되는 가운데, 1위 주자인 이재명 후보의 대항마인 이낙연 후보의 상승세도 주목된다. 1위, 2위 후보와의 격차에 따라 과반을 득표하지 못할 경우 결선투표를 하게 된다. 여기에 친노, 친문 황태자로 불리던 김경수 경남지사의 대법원 유죄 판결로 구심점을 잃은 친문 세력들이 어느 후보에 힘을 실어줄지 또한 민주당 내 경선의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범보수 진영의 가장 큰 과제는 빅텐트 구성이다. 범보수 진영에서 대선 출마를 선언했거나 선언할 준비 중인 주자들은 현재까지 15명을 넘겼다. 정권교체를 위해서는 후보 단일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문제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등 국민의힘 밖 주자들이 당으로 들어올 생각이 없다는 점이다. 당 밖에서 윤 전 총장이 실언으로 구설에 오르면서 지지율을 깎아먹는 점도 야권 입장에선 좋지 않은 상황이다.
눈에 띄는 후보가 없다는 점도 문제다. 윤 전 총장을 제외하면 여권 후보와의 대결에서 경쟁력 있는 후보가 부족하다. 윤 전 총장마저 최근 여권 후보와 가상대결에서 밀리는 추세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대안으로 거론되곤 있지만, 두 자릿수 지지율도 얻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에 야권 일각에선 이미 검증을 마친 오세훈 서울시장 등이 대안으로 불거져 나오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론도 변수다. 최근 병원에 입원한 박 전 대통령을 두고 정치권 안팎에선 사면론이 재등장했다. 정부·여당도 박 전 대통령의 사면을 검토하고 있다는 말이 나오는 상황이다.
박 전 대통령의 사면은 야권에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과 국민의힘 사이의 간극, 당 밖 주자들과의 차이 등을 좁혀야 하는 숙제가 주어지기 때문이다. 아무리 권위가 무너졌다고 해도 박 전 대통령을 바라보는 국민은 여전히 무시하기 어려워 보인다.
야권 관계자는 “박 전 대통령이 사면되면 국민의힘은 경선 과정부터 ‘박근혜’가 상수로 따라다닐 것”이라며 “사면이 내년 대선에서 굉장히 중요한 이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