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선언하고 경쟁 후보들이 동의한 네거티브 중단이 9일 하루 만에 깨졌다.
이날 포문을 연 건 이낙연 전 대표다. 이 전 대표는 tbs라디오에서 “이 지사가 기본소득 홍보에 34억 원을 썼는데 경기도 업무가 아니라 바람직하지 않다. (이 때문에) 흔히들 도청 캠프라는 용어를 많이 쓰고 있다”며 “이 지사의 지사직 사퇴 자체가 개인의 양심 문제”라고 직격했다. 당 선거관리위원장인 이상민 의원이 이 지사의 지사직 사퇴를 공개 권유한 데 대해 “선관위원장이 모처럼 말씀을 꺼냈으니 그 차원에서 정리되면 된다 생각한다. 법적으로 허용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낙연 캠프 정책본부장인 정태호 의원도 같은 날 KBS라디오에서 “지사직을 이용해 선거운동을 하는 위험성이 있어 잘못하면 권한 남용에 해당될 수 있기 때문에 (사퇴해야 한다는) 그 지적들은 일리는 있다고 본다”고 거들었다.
경쟁 후보들 모두 반대 입장을 표해 일단락되고 있던 이 지사의 지사직 사퇴론을 이 전 대표가 재차 꺼내든 모양새다.
이는 이미 예고된 것이기도 하다. 이낙연 캠프 상임부위원장인 신경민 전 의원은 전날 정례브리핑에서 “이 지사의 클린선언 제안 전폭적으로 환영하지만 한 달여 동안 엄청난 네거티브 뒤라서 복기는 해야 한다. 이를 정리하고 약속을 지키는 게 순서”라며 경기도 기본소득 홍보비 의혹에 대한 책임을 따져 물은 바 있다.
이 지사는 직접 네거티브 중단을 선언한 만큼 본인은 물론 캠프에서 직접적으로 대응에 나서진 않고 있다.
다만 이낙연 캠프 선거대책위원장인 설훈 의원이 “원팀을 장담할 수 없다”며 ‘경선 불복’을 시사한 언론 인터뷰 발언을 두고 다른 경쟁 후보들이 문제 제기에 나서고 있다.
김두관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민주당 당원이라면 입에 올려선 안 될 말이다. 네거티브 중단 선언보다 더 중요한 게 경선 승복 선언”이라며 “노무현을 새천년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뽑아 놓고 정몽준으로 후보 교체를 요구했던 후단협(후보단일화협의회)이 생각난다. 이낙연 후보도 지난주 방송 토론에서 ‘지더라도 지지자들에게 이재명 후보를 지지해 달라 할 수 있느냐’는 추미애 후보 질문에 명확히 답변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지지자들의 측면지원도 이어졌다. 이 지사 지지자들은 SNS를 통해 이낙연 캠프 주요 인사들의 음주운전 전과를 적은 글을 퍼뜨렸다. 이 전 대표 측에서 이 지사의 음주운전 전과를 고리로 공세를 펼쳐온 데 대한 반격이다.
이에 따라 이 지사와 이 전 대표를 중심으로 한 네거티브는 지속될 전망이다. 인식부터 ‘내가 하면 검증, 상대가 하면 네거티브’ 양상이다. 이낙연 캠프 총괄본부장인 박광온 의원은 전날 “허위사실 공격은 네거티브이나 팩트에 근거한 사실 확인은 검증이다. 경선은 덕담하는 자리가 아니고 자질·정책 검증은 좋은 후보를 가려내기 위해 해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