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뒤 '일하는 인구' 315만명 감소…4명 중 1명은 노인

입력 2021-08-19 18:05 수정 2021-08-19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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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절벽에 경제ㆍ사회 뿌리채 휘청…105개 지역 소멸 예상

인구감소→내수 위축→경기침체→출산율 저하 '악순환'
정부, 15년간 380조 투입했지만 역부족…하반기 대책 발표

한국의 인구지진(Agequake)이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인구지진은 영국의 인구학자 폴 월리스(Paul Wallace)가 고령사회의 충격을 지진(Earthquake)에 빗대어 만든 용어로 인구구성 자체가 바뀌어 사회 구조가 뿌리째 흔들리는 충격을 말한다.

◇일하는 인구 2031년 315만 명 감소 = 인구학자인 조영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최근 펴낸 자신의 책 ‘인구 미래 공존’에서 생산과 소비·투자를 왕성하게 하는 연령대인 25∼59세 인구를 ‘일하는 인구’로 따로 분류했다. 일하는 인구는 2021년 2608만 명에서 2027년에는 2500만 명 밑으로 내려가고 2031년에는 올해 대비 315만 명(부산 인구 수준)이 줄어든 수준으로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출산율은 전 세계 최하위인 0.84명을 기록했고 출생아 수는 20만 명대로 떨어지면서 사망자가 출생자를 앞지르는 인구 데드크로스(Dead Cross)가 나타났다. 전체 인구의 약 15%를 차지하고 있는 베이비붐 세대가 지난해부터 고령층에 진입하면서 10년 후 우리나라 사람 4명 중 1명은 노인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처음으로 수도권 인구가 비수도권 인구를 추월해 228개 시군구 중 105개 지역이 소멸할 위험에 처해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인구 자연감소, 초고령사회 임박, 지역소멸 현상이라고 하는 3대 인구리스크가 현실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감사연구원)
(감사연구원)

◇인구 감소 내수위축·경기침체 악순환 = 인구감소는 우리 경제ㆍ사회의 근간을 흔든다. 인구 감소 → 내수 위축 → 경기 침체 → 출산율 저하라는 악순환을 부르기 때문이다. 장기적으로 인력난 심화와 노동생산성 저하 등으로 이어져 잠재성장률이 하락하고 국가 경제의 지속성장을 저해한다.

병역의무자는 2020년 33.3만 명에서 2025년 22.6만 명으로 감소하고, 2037년 이후에는 19만 명 이하로 급감하여 향후 병력 자원 감소 문제도 발생한다. 저출산ㆍ고령화의 영향 및 성장 둔화에 따른 세수 감소로 인해 재정수입 규모는 감소하고, 보건·복지 지출 확대 등으로 재정지출이 크게 증가함에 따라 재정수지는 악화한다. 국민연금ㆍ건강보험 등 사회보험 분야 지출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중이 2018년 6.9%에서 2060년 23.8%로 증가해 공공사회복지 지출의 83.1%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연금은 2057년, 건강보험 적립금은 2024년께 소진된다.

학계에서는 고령 인구 비중이 0.1%포인트(P) 증가하면 경제성장률을 0.46%P 하락시킨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유소년인구 비중의 0.1%P 증가가 총요소생산성을 0.21%P를 높이지만, 고령 인구 비중의 0.1%p 증가는 총요소생산성을 0.06%P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대책은 = 정부는 2005년 저출산·고령화위원회를 설립하고 2006년부터 2020년까지 15년간 380조2000억 원의 예산을 투입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정부는 2019년부터는 범정부 인구정책TF를 꾸려 초저출산율 제고, 인구감소시대 경제·사회의 적응력 강화를 위한 정책들을 추진 중이다. 1~2기 인구정책 TF는 고령자 계속고용, 외국인력 활용, 학령인구 감소에 대응한 교원 수급기준 조정 등 축소사회에 대응하기 위한 사회적 화두를 던졌다.

현재는 3기 인구정책 TF가 가동 중인데 외국 인력의 효과적 활용 방안, 폐교 대학 청산제도 마련, 노인돌봄체계 개편 등 3대 인구 리스크에 적극 대응하기 위한 방안을 하반기에 발표한다.

내년부터는 첫만남 꾸러미(300만 원), 영아수당 신설(월 30만 원→2025년 50만 원), 부부 육아휴직 활성화(동반휴직 시 최대 300만 원 등) 등 저출산 대응 5대 시그니처 과제를 통해 청년층에 4년간 약 9조5000억 원을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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