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비해 외국에서는 매도 의견을 담은 리포트가 많이 나온다, 작년 9월 힌덴버그 리서치는 니콜라가 수소 전기차 관련 기술이 없다는 리포트를 발간하기도 했다. 그만큼 애널리스트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내는 편이다.
김재현 LA 투자 컨설턴트 아티스 캐피탈(ATIS Capital) 대표는 “미국에는 단순히 파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공매도를 하는 사람도 많다”며 “공매도를 하는 사람들은 오히려 매도 리포트를 보고 공매도를 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한국 애널리스트들이 소신 있는 리포트를 내지 않는다는 말은 아니다.
한 증권사 중견 애널리스트는 한국의 매도 리포트가 적은 이유를 ‘표본의 문제’라고 꼬집었다. “증권사들은 투자자들에게 권유할만한 종목을 분석대상으로 삼는다”면서 “매도를 권유하는 것은 투자를 권유하지 못한다는 뜻이기 때문에 매도 대상 기업은 분석대상에서 제외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자본 시장에서 자산운용사들이 가지는 지배 구조상의 한계는 존재했다.
원종현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 투자정책전문위원장은 “자산운용사 대부분은 대기업과 관계돼 있다”면서 “애널리스트들이 대기업의 상황에 대한 매도 의견을 내기는 불편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한 증권 전문가도 “애널리스트들은 펀딩을 모집하는 데 주안점을 둔다”며 “기본적으로 증권사들은 수익 구조 자체가 펀드 모집에 있어 매도에 강한 의견을 제시하는 것 자체가 어렵다”고 말했다.
실제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기업들 대부분이 증권사의 IB 고객들이다“라면서 ”매도 리포트를 내면 해당 기업으로 출입하기 어려워지고, 일반 투자자들의 항의도 심하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매도 리포트 가뭄 현상에 대한 비판은 계속되고 있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기업 분석 보고서는 투자의 기본 지침서이기 때문이다.
이동현 독립리서치 알음 공동 대표는 독립 리서치 기관이 많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애널리스트의 수익 구조는 기관 투자자에게서 나오기 때문에 매도 리포트를 쓰기 어렵다”면서 “증권사들의 수익 구조가 달라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애널리스트 리포트가 저평가 돼 있다는 점도 또 다른 문제점으로 꼽았다. 이 대표는 “증권사 홈페이지나 포털을 통해 무료로 제공되면서 정보 가치가 떨어진다”면서 “애널리스트들이 소신 있는 리포트를 쓰고자 하는 동기부여가 떨어진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독립 리서치 기관이 많이 생길수록 좋다”며 “개인이나 기관이 리포트를 사 봐야 하고 그런 수요가 생길 때, 독립적이고 객관적인 리포트를 쓸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