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발연구원(KDI)이 최근 우리나라의 경기 상황에 대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세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불확실성이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최근 경기가 회복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대면서비스업의 부진이 심화하는 등 개선세가 둔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KDI는 7일 발표한 '경제 동향 9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강화된 방역 조치에도 불구하고 완만한 경기 회복세를 유지하고 있으나, 코로나19 확산세와 원자재가격 상승으로 불확실성이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제조업 등 양호한 흐름이 지속하며 개선세를 유지했지만,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등 강력한 방역 조치가 계속됨에 따라 경제 심리가 위축돼 불확실성이 확대됐다는 판단이다.
경기 회복세에 대해선 "제조업은 대내외 수요의 양호한 흐름이 지속되며 개선세를 유지했고, 서비스업도 방역대책 강화에도 불구하고 완만하게 회복됐다"고 설명했다. 제조업은 반도체 등 주력 품목 수출을 중심으로 양호한 흐름을 유지했고, 서비스업은 대면 업종의 부진이 심화됐음에도 도소매업과 금융⋅보험업 등을 중심으로 증가세가 나타난 영향이다.
그러면서도 "감염병 확산세가 지속하고 원자재가격의 높은 상승세도 이어짐에 따라 경제 심리가 위축되는 등 경기 불확실성이 확대됐다"고 지적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강력한 방역 조치가 지속함에 따라 대면서비스업의 부진이 다시 심화했고, 소비자심리지수 하락과 원자재가격 상승으로 제조업 기업 심리도 위축되는 등 경제 심리 개선세가 둔화했다는 것이다.
주요 지표를 보면, 8월 수출은 지난달(29.6%)보다도 높은 증가율(34.9%)을 기록했다. 품목별로는 반도체(43.0%), 철강(53.7%), 석유제품(54.9%)이 상승세를 견인했고, 지역별로는 미국(38.1%), 중국(26.8%) 등에서 증가했다.
소비의 경우, 코로나19의 재확산으로 대면서비스업은 부진했지만, 내구재를 중심으로 증가세가 유지되는 모습이다. 7월 서비스업생산은 전월(5.0%)과 유사한 4.2%의 증가세를 보였다. 주요 대면서비스업인 숙박·음식점업(-7.5%) 등은 코로나19의 영향이 집중되며 위축된 반면, 도소매업(6.1%)과 금융·보험업(7.4%) 등은 증가했다.
소비자심리지수와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등 경제 심리는 다소 둔화한 모습이 나타났다. 8월 소비자심리지수는 전월(103.2)보다 0.7포인트(P) 하락한 102.5를 기록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코로나19 재확산에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제조업 업황 BSI 전망도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의 이유로 8월 96에서 9월 94로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