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던 정유·석화업계가 3분기에도 실적 호조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22일 이투데이 취재 결과 정유업계는 정제마진 증가, 석화업계는 미국 허리케인 등의 호재가 실적 개선에 영향을 줄 것으로 관측된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4659억 원으로 전년 동기 289억 원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에쓰오일(S-Oil)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도 4728억 원으로 전년 동기 –93억 원의 영업손실에서 흑자로 돌아설 전망이다.
LG화학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1조 2607억 원이다. 전년 동기 9021억 원 대비 39.7% 늘었다.
롯데케미칼과 금호석유화학의 3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3분기 대비 100%가 넘는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관측된다.
롯데케미칼은 3분기 4749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보여 지난해 같은 기간 실적인 1938억 원 대비 147% 늘 전망이다. 금호석유화학 역시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 5863억 원으로 전년 동기 2138억 원 대비 172%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유사들은 사업의 수익성 지표인 정제마진이 2년 만에 배럴당 5달러를 돌파하고, 고수익을 보장하는 윤활유 사업이 강세를 보인 덕에 상승세를 탔다.
한 정유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대규모 재고평가 손실과 정제마진 약화 등으로 영업손실이 컸지만, 올해는 유가가 상승하면서 재고평가손익이 받쳐줬기 때문에 실적이 탄탄했다”면서 “특히 윤활유와 같은 고수익 제품의 강세가 1,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이어져 정유 4사의 실적을 이끌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른 정유업계 관계자도 “OPEC+가 증산 합의를 하면서 유가 하락을 예상했지만, 생각보다 급락하지 않았고 멕시코만 허리케인 때문에 마진도 오르고 있어 정유사의 실적이 선방했다”라면서 “3분기 재고평가 손익은 1, 2분기보다 적지만 정제마진이 높아 견조한 실적을 유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위기를 벗어나 올해부터 호황을 기록 중인 석화업계도 미국 허리케인 여파로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반사 이익을 봤다.
실제로 미국 안전환경집행국(BSEE)에 따르면 허리케인 ‘아이다’로 인해 12일 기준 멕시코만 일대의 원유 생산설비의 48.6%가 셧다운 상태다.
한국석유화학협회 관계자는 “글로벌 백신 보급이 확대되면서 수요는 늘어난 반면에 미국 허리케인 등으로 공장 가동이 어려워지면서 수급이 빠듯해진 덕에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지난 2분기 분기 기준 사상 최대 매출을 달성했던 한화솔루션의 영업이익은 줄어들 전망이다.
한화솔루션의 3분기 영업이익은 1895억 원으로 추정돼 전년 동기 실적인 2332억 원 대비 17%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 석화 4사 중에는 유일하게 영업이익이 감소하는 셈이다.
이는 한화솔루션 큐셀 부문 태양광 사업의 부진이 영향을 미쳤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태양광 사업이 당분간 부진할 것으로 보여 3분기 역시 적자가 이어질 전망”이라고 밝혔다.
한화솔루션 관계자는 “작년과 달리 올해는 석유화학산업의 마진이 감소하고, 태양광 산업도 실적이 부진했지만 곧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라면서 “최근 미국에서 태양광 보급을 증가하겠다고 해서 내부에서도 기대하고 있지만, 구체화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유·석화업계는 2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하며 호황을 기록 중이다.
각사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2018년 이후 3년 만에 영업이익이 1조 원을 넘어섰고, 에쓰오일과 현대오일뱅크는 반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금호석유화학, LG화학, 한화솔루션은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으며 롯데케미칼도 3년 만에 반기 기준 영업이익 1조 원을 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