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를 이끈 유수훈 부천국제만화축제 총괄감독은 본지와 서면 인터뷰를 통해 "부천국제만화축제가 전면 비대면으로 진행된 지난해를 포함해 23년간 즐기고 체험하는 만화로서 가치를 널려 알렸다"면서 "이런 전 지구적 재앙으로 비대면으로 축제를 즐겨야 하다니 오랫동안 축제일을 해온 저 개인으로서 참 아쉽다"고 소감을 밝혔다.
부천국제만화축제는 '랜선'이라는 제약을 극복하기 위해 33가지의 프로그램으로 세팅됐다. 유 총괄감독은 "특히 부천국제만화대상 수상작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에 대한 반응이 좋았다"고 말했다.
한국만화박물관에서 올해 부천만화대상 수상작 4편을 전시하고 있다. 배우 박인환, 박원상, 아나운서 이금희, 성우 김상현이 내레이션으로 작품을 소개한다. 유 총괄감독은 "랜선팬미팅도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했다. 독립만화를 그리는 란탄 작가와 최준혁 작가의 팬미팅 반응이 폭발적이었다는 평이다.
이제 만화는 책이 아닌 핸드폰으로 보는 게 익숙한 시대가 됐다. 나아가 거대한 플랫폼이 만화 시장을 좌우하고 있는 형국이다. 유 총괄감독은 이러한 변화에 대해 "만화라는 콘텐츠의 가치는 변하지 않는다"고 했다.
"과거에는 신문이, 그리고 책이, 지금은 스마트폰이, 만화를 독자들에게 전달해주는 매개체의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습니다. 시대를 이끄는 미디어 속에는 늘 만화가 있었고, 지금도 그렇습니다. 만화는 문화고, 예술이고, 산업이기도 합니다. 이런 다양한 맥락 속에서 만화 시장이라고 불리는 산업에 거대 플랫폼이 영향을 끼치는 것은 긍정 또는 부정의 영역이 아니라 시대의 반영이라고 봅니다."
오늘날 MZ세대를 중심으로 웹툰이 서브컬처가 아닌 주류 콘텐츠가 됐다고 볼 수 있는지에 대해선 "안 그런 적이 있었나"라는 질문이 되돌아 왔다.
"만화라는 콘텐츠는 항상 세대의 젊은이들과 함께했습니다. 그들에게는 늘 만화는 주류였습니다. 너무 오래전으로 올라가지 않아도 1980년대에는 이현세 작가님의 공포의 외인구단을 보기 위해 만화 대본소에 줄을 지어 있었고, 1990년대에는 수많은 만화잡지가 10대, 20대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지금 역시 가장 젊은 세대인 MZ세대가 만화를 사랑하고 있는 겁니다. 그것을 각 시대의 기성세대들이 주류로 인식하는가 아닌가의 문제가 아닐까요?"
유 총괄감독은 이번 축제를 통해 "상업적인 성공을 다시금 확인했다"고도 평가했다. 웹툰은 산업적으로 성공했고, 성공 중이고 앞으로 성공할 것이라는 확신도 드러냈다. 나아가 예술과 문화적 측면에서 웹툰을 보듬고 성장할 수 있도록 독려하는 게 앞으로 나아갈 방향성이라고 진단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맞춰 선택과 집중을 통해 만화와 축제의 가치를 찾아내고자 합니다. 만화의 가치를 '전시'를 중심으로 다양하게 찾아 나갈 예정입니다. 만화의 예술적, 문화적, 산업적 가치를 발굴해 지원하고, 알리고, 다시 함께하는 축제가 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