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5개 중 저축은행 121개…새마을금고 92개, 증권사 76개 등
원매자 없는 사업장 178개…저축은행·새마을금고, 상호금융 순
"부실 PF 정리 선결 과제나 거래 미진…시간 걸릴 듯"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사업장 정리가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공매를 추진 중인 사업장의 절반가량이 입찰 개시조차 하지 못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PF 정보공개 플랫폼에 게시된 385개 사업장(익스포저 기준 6조7000억 원) 중 178개(46.2%)가 공매 입찰 미진행 상태다. 이들 사업장의 감정평가액은 5조3605억 원 규모다.
금융당국은 PF 사업장 매매 활성화 및 사업 추진 정상화를 위해 올해 1월부터 매각 추진 부동산 PF 사업장 정보공개 플랫폼을 구축했다. 업권별 금융협회는 매월 말 경·공매를 추진 중인 사업장 내역을 공개하고 있다.
이번에 공개된 전체 사업장 385개는 2월(369개) 대비 16개가 추가됐다. 소송 등 불가피한 사유를 제외한 공개대상 사업장 중 대부분이 이름을 올린 것이다. 대리금융기관으로 등재된 업권은 저축은행이 121개로 가장 많았고, 새마을금고 92개, 증권사 76개, 상호금융 61개 순이다. 대리금융기관은 PF 사업장의 대주단을 대표하는 기관으로, 통상 가장 많은 금액을 대출해준 기관이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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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아직 입찰이 시작되지 않은 사업장이 절반에 육박한다는 점이다. 사업장을 인수할 의향이 있는 원매자를 찾기 매우 어렵다는 방증이다.
하서진 하나금융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부실 사업장이 정리돼야 PF 참여기업별로 신규 사업장 투자가 확대될 수 있다”며 “부실 정리는 PF 시장 정상화의 선결 과제”라고 말했다. 이어 “금융당국 주도로 경·공매 촉진 등을 진행하고 있으나 매도자-매수자 간 호가 차이가 지속해 매수자 물색이 어려움을 겪는 등 거래가 미흡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지역별 격차도 크다. 입찰이 개시되지 않은 178개 사업장 중 소재지 기준 수도권이 57곳, 지방이 121곳이다. 용도별로는 아파트가 43개로 가장 많다.
업권별로는 새마을금고와 저축은행이 42곳씩 대리금융기관으로 이름을 올렸다. 상호금융이 40곳, 증권사가 39곳으로 뒤를 이었다.
금융권에서는 부동산 시장이 살아나야 PF 사업장 정리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자구책을 마련해 대응 중이다.
경·공매 추진 사업장 수가 가장 많은 저축은행 업계는 저축은행중앙회 주도로 부실채권(NPL) 관리 전문회사 설립과 3차 PF 정상화 펀드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새마을금고는 올 하반기 NPL 정리를 전담하는 자회사인 자산관리회사(가칭)를 신설해 영업에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