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12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행 연 0.75%로 동결했다. 직전 8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함에 따라 그에 따른 정책효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8월 금통위 당시 밝힌 통화정책방향과 이주열 한은 총재 기자회견을 종합해보면 “서두르지는 않겠지만 지체하지도 않겠다. 그게 점진적의 의미”라고 밝힌바 있다. 이는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등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각종 규제책을 내놓고 있다는 점에서 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는데다, 가계부채 규모가 6월말 기준 1800조원(가계신용 기준)을 돌파하는 등 상당 규모에 달하고 있다는 점에서 급격한 금리인상이 초래할 부작용을 의식한 언급이다.
최근엔 미국 연준(Fed)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조짐에 주요 금융시장인 주식, 외환, 채권이 불안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고려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코스피는 3000선이 무너져 10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 중이고, 원·달러 환율은 1200원을 목전에 두며 1년3개월만에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원화값 하락).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금리도 국고채 3년물의 경우 2년5개월만에 1.7%를 돌파했다.
신관호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번 정도는 숨을 고를 필요성이 있었다. 지난번 금리인상 효과를 파악할 필요성도 있다. 당국도 대출규제를 강하게 내놓고 있다”며 “최근 금융시장이 불안정한 측면도 고려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시장에서는 금통위원 중 누가 금리인상 소수의견을 낼지도 관심있게 지켜보는 중이다. 11월 금통위에서 금리인상이 유력한 가운데 인상 기조를 이어가려면 인상 소수의견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결과는 11시20분부터 열리는 이 총재 기자회견을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