밈주식 광풍에 중국발 악재까지...다사다난했던 뉴욕증시, 내년은?

입력 2021-12-27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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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사다난했던 올해 S&P500, 신고가 68차례 갈아치워
내년엔 기대감 크지 않아...“시장 뒷받침하던 요소들 사라져”
저금리 기조 종료 이외 바이든 정책 추진 난관 등 변수
월가 “내년 4.5% 상승 그칠 것”

뉴욕증시는 올 한해 다사다난한 한 해를 보냈다.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사태 이후 경기 반등과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사상 최고치를 연일 경신한 기록적인 한 해를 보냈지만, 시장에서는 내년 증시에 대한 기대감은 크지 않은 상황이다.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뉴욕증시 벤치마크 S&P500지수는 지난 23일까지 올해에만 총 68차례 사상 최고치 기록을 새로 썼다. 이는 77차례 신고가를 갈아치웠던 1995년 이후 최다 기록이다. 그 사이 S&P500지수는 30% 가까이 올랐다. 코로나19 팬데믹의 약화와 새로운 변이 등장이 교차하고 공급망 혼란의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도 미국 경기회복에 베팅하는 투자자들이 그만큼 많았다는 이야기다.

그 사이 변동성도 컸다. 특히 게임스톱과 AMC엔터테인먼트와 같은 밈주식(온라인상에서 인기를 끄는 특정 종목) 광풍에 개인투자자들의 시장 참여가 높아진 만큼 변동성도 커졌다.

한국계 펀드매니저 빌 황의 이른바 ‘아케고스 사태’도 미국 월가의 투자은행(IB)의 민낯을 드러내는 사건도 있었다. 월가 유명은행으로부터 돈을 빌려 투자하는 이른바 ‘빚투’했던 아케고스는 투자 종목의 주가가 하락하자 돈을 빌려줬던 은행까지 막대한 손실을 봐야 했다.

중국 정부의 각종 규제로 인해 미국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 주식 부진도 시장 변동성에 영향을 줬지만, 올해 대세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았다.

문제는 내년이다. 올해 한 주만을 남겨둔 상황에서 시장은 산타 랠리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내년 증시에 대한 기대감은 크지 않다. 올해 시장을 지탱해온 각국 정부의 부양책과 제로 수준의 저금리 기조가 내년에는 사라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속도를 종전보다 두 배 높이고 내년 3차례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했다. 이런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간판 정책이었던 약 2조 달러(약 2374조 원) 규모의 사회복지예산안은 의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내년을 기약해야 하는 상황에 빠졌다.

통상 저금리 기조에서 투자자들은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기 위해 주식과 같은 위험자산의 베팅을 늘리는 경향이 짙어지고 이는 곧 올해 시장 상승세의 원동력이 됐다. 시장조사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S&P500지수는 지난주 기준 향후 12개월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이 약 21배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5년 평균인 19배보다 높은 것이다. 그만큼 고평가돼있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인플레이션 압력에 연준을 비롯한 각국 중앙은행들이 긴축 모드에 들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투자자들이 지금의 주식시장 밸류에이션을 소화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월가 13개 은행·금융회사들이 내놓은 내년도 주식시장 전망치를 종합해보면 이들이 제시한 내년도 S&P500지수 평균 목표가는 4940대다. 이는 23일 종가 기준보다 4.5% 정도 상승하는데 그칠 것이란 전망이다.

BMO캐피탈마켓은 내년 S&P500지수가 현재보다 12% 높은 5300대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해 가장 낙관적이었다. 모건스탠리는 6.9% 하락한 4400대를 제시해 가장 보수적인 전망을 내놨다. 미국 주요 기업들의 순이익이 내년에도 증가 추세를 보이겠지만 증가 속도가 둔화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팩트셋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S&P500 기업의 매출이 내년 9.2%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조사에서 집계된 전망치(45%)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다. 미국 자산운용사 누버거버먼의 조셉 아마토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올해는 엄청난 수익률을 거둔 기간이었고, 우리는 내년에 그런 종류의 시장 성과를 보지 못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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