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세계 금융위기가 오래 지속될 수 있는 상황에서 현재의 사업구조에 안주해서는 향후 성장이 힘들 것이라는 판단하고 사업구조를 획기적으로 개편하겠다는 복안이다.
19일 한화그룹에 따르면 김승연 회장은 계열사 대표이사, 경영기획실 임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경영전략회의를 주재하고 ▲사업구조 ▲조직구조 ▲수익구조 ▲기업문화 등 '신성장 동력 4대 혁신과제'를 수립했다.
이날 회의에서 김 회장은 "단순히 당면한 위기를 극복한다는 차원을 넘어, 오늘의 한계를 넘어 새로운 내일을 연다는 적극적인 자세로 임해야 한다"며 강력한 구조조정계획을 밝혔다.
이어 "3년 후인 2011년까지 세계적인 글로벌 기업이 될 수 있도록 기반을 다져야 한다"며 대우조선해양 인수 실패 이후 그룹의 성장을 이끌어갈 신성장동력 확충도 주문했다.
김 회장이 대우조선해양 인수 실패 이후 처음으로 소집한 사장단 회의에서 이같은 방향을 제시함에 따라 향후 한화의 구조조정 작업이 주목된다. 또한 대우조선해양을 대체할 신성장동력 사업에 대해서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우선 한화는 향후 3년간 계열사별 경영혁신을 통해 기존사업의 성과를 극대화하고 재무구조를 강화함으로써 그룹의 새로운 신성장동력에 투입할 투자재원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각 계열사의 비영업자산 매각, 유사 사업의 통· 폐합, 비핵심사업 정리, 독립사업분리 등 기본사업부문에 대한 구조조정 수준의 방안들이 포함돼 있다.
한화는 우선 그린 에너지 분야를 신성장 사업의 주요 축으로 집중 육성하기로 했다. 특히 폴리실리콘-태양전지-발전소로 태양광 사업을 수직계열화 하기 위해 현재 생산하고 있는 태양전지 셀 이외에 태양전지 핵심소재인 폴리실리콘과 발전소 운영사업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또 2차전지 소재 개발과 탄소배출권 사업, 해외 조림 및 자원개발사업에 대한 투자도 지속적으로 늘려간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아울러 차세대 항체개발과 탄소나노튜브 등 미래 첨단기술사업과 금융·레저·서비스 관련 계열사들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실버서비스 산업 진출 등 사회적사업에도 주력하기로 했다.
한화그룹은 비핵심사업 매각과 대한생명 상장을 통해 신성장동력 사업 자금을 마련할 계획이다.
한편 시장에서는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 인수엔 실패했지만 인수·합병(M&A) 시도는 계속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재 시장에 나와 있는 매물 가운데 유력한 후보로는 쌍용건설이 지목되고 있다. M&A 실패로 침체된 조직 분위기를 전환시킬 수 있는데다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쌍용건설은 지난해 동국제강이 인수를 시도했으나 자금조달에 차질을 빚으면서 포기했다"며 "인수금액도 5000억원 정도여서 자금조달 여력과 재무 안정성 등을 고려할 때 부담이 적은 인수 대상"이라고 말했다.
또한 대림산업이 갖고 있는 여천NCC의 50% 지분을 추가로 확보할지에 대해서도 관심을 끌고 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이에 대해 "시장에서 거론되고 있는 얘기일 뿐 아직 구체화된 것이 없다"며 "그룹의 성장을 위한 신성장동력 확보라는 큰 그림이 그려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