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정부는 시장 친화적이고 장기적인 부동산 정책을 펼쳐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를 위해 임대차법 유예, 공시가격 목표 현실화율 80%로 하향 조정 등을 주문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은 11일 오후 서울 강남구 건설회관에서 ‘차기 정부의 건설·주택 정책 세미나’를 열었다.
발제를 맡은 허윤경 건산연 경제금융실장은 “현 정부는 자산버블 환경과 시장 메커니즘을 이해하지 못한 광범위한 시장 개입으로 주거비 부담 증가, 자산 격차 확대, 수급 불일치 등의 문제를 낳았다”고 지적했다.
허 실장은 “특히 부동산 종합대책을 매년 2∼3차례 발표했지만, 가격 상승세는 지속되고 풍선효과가 발생하는 등 정책의 부작용은 더 확대됐다”며 “규제와 공공 정책 운용으로 부작용과 시장 내성만 키웠다”고 했다.
그는 차기 정부가 부동산 정책 시스템을 정상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허 실장은 “주거 안정을 위해 새 임대차법은 임대차 시장에 대한 정보를 명확히 파악할 수 있고, 3기 신도시 입주로 수도권 주택시장의 안정을 담보할 수 있을 때까지 4∼5년간 유예해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공시가격 목표 현실화율 80%로 하향 조정’과 ‘양도세 중과 폐지’, ‘장기보유특별공제 정상화’ 등을 제안했다.
3기 신도시와 관련해선 공급량 확대와 주택용지 용적률 상향이 필요하다고 했다. 허 실장은 “3기 신도시는 1·2기 신도시보다 서울에 더 가깝지만, 용적률은 오히려 낮다”며 “용적률 상향과 함께 자족 용지를 축소해 주택용지 공급을 늘려야 한다”고 했다.
중대재해처벌법 보완을 위한 정책 조언도 제시됐다. 최석인 산업정책연구실장은 “예산 편성의 모호함, 전담 조직 운영의 한계, 발주자-원도급-하도급자 간의 적정공기와 비용 확보에 대한 이견 등을 개선해야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