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로 사업에 어려움을 겪는 LCC(저비용 항공사) 3사가 지난해 연간 실적 잠정집계를 발표하지 않는다.
1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은 2021년 연간 실적 잠정집계 발표를 건너뛰고 내달 사업보고서를 통해 최종 실적을 공개할 예정이다. 일반적으로 2월께 전년도 실적을 공개해왔지만, 지난해에도 2020년과 비슷한 적자가 나며 잠정 발표를 하지 않는 것으로 추정된다. 규정상 잠정 실적 발표는 의무가 아닌 자율공시 사항이다.
증권업계 평균 전망치에 따르면 제주항공의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손실은 3173억 원으로 추정된다. 2020년 기록한 3358억 원의 영업손실과 비슷한 수준이다. 진에어의 지난해 영업손실은 2011억 원, 티웨이항공은 1552억 원으로 예상된다. 양사는 2020년에도 각각 1847억 원과 1743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흑자가 났거나 실적이 개선됐으면 LCC들이 서둘러 발표했겠지만, 적자가 여전한 상황에서 굳이 의무사항이 아닌데 발표할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반면, 항공 화물 사업으로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거둔 대한항공은 지난달 잠정 실적을 발표했고, 아시아나항공도 이달 중순 실적 발표를 계획하고 있다.
국내선 여객 수는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을 회복했지만, LCC의 실적은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 국내선 운항 확대로 출혈 경쟁이 심화하고, 수익성이 높은 국제선 운항이 중단되면서 실적이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LCC 업계는 올해에도 여전히 정부 지원이 절실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인건비를 절감하기 위해 올해도 고용유지지원금을 받아야 한다고 호소하고 있다. 이달 말이면 고용유지지원금 지원 기간이 종료된다.
LCC 업계 조종사 노조 등은 11일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용유지지원금 지원을 연장해달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이날 노조는 “2년 이상의 휴직과 휴업은 코로나19라는 불가피한 상황 탓"이라며 "정부가 항공 노동자의 생존을 위해 고용유지지원금 지원 기간을 확대ㆍ연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해외입국자 자가 격리 지침의 변화를 검토해 국제선 여행이 활성화되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