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인플레’엔 역시 금? 골드러시 시작되나

입력 2022-02-13 16:09 수정 2022-02-13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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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들어 개인 금 순매수세…귀금속 관련 ETF에도 자금 몰려

▲미국 조폐국 금고에 2014년 7월 22일 금괴가 쌓여있다. 뉴욕/AP뉴시스
▲미국 조폐국 금고에 2014년 7월 22일 금괴가 쌓여있다. 뉴욕/AP뉴시스

미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의 금리인상과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에 주식시장이 휘청이면서 금은 관련 금융상품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올해 인플레이션 헤지를 위해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을 매입하려는 것이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들은 2월 들어 금을 77억 원어치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눈에 띄는 점은 지난달까지만 해도 494억 원을 팔아치웠던 개인이 이달 들어 매수세에 돌입했다는 점이다.

이와 함께 국내에 상장된 귀금속 관련 ETF에도 자금이 몰리고 있다. 2월 들어 ‘KODEX 골드선물(H)’과 ‘KODEX 은선물(H)’의 거래대금은 각각 135억 원, 80억 원으로 집계됐다. 거래량도 뛰었다. 지난달 KODEX 골드선물(H)의 하루 평균 거래량은 약 12억 원이었다. 2월 들어서는 하루 거래량은 7억 원 늘어난 19억 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2월 하락장이었던 점을 고려할 때, 수익률도 양호하다. KODEX 골드선물(H)과 KODEX 은선물(H)의 수익률은 각각 1.44%, 0.86%로 확인됐다.

금은 대표적인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이다. 물가가 상승하면서 돈의 가치가 떨어지면 이로 인해 발생하는 손실을 막기 위한 대체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최근 국내 시장에서 나타난 금 유입세도 높은 인플레이션 상황을 반영한 듯 보인다. 이날 한국은행은 ‘물가상승압력 확산 동향 평가’ 보고서를 통해 2005년 이후 가장 큰 물가상승 압력이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1월 기준 국내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6%를 기록했다. 저성장과 높은 인플레이션 상황이 맞물려 있다는 점을 고려해서 방어적 투자자산인 금을 선택하는 것이다.

한편, 금 가격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11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물 금 선물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4.60달러(0.25%) 오른 온스당 1840.8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28일 1784.90달러까지 내려갔던 금 선물 가격은 이번 달 들어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일찍이 국제금융시장에서는 금으로의 자금 유입이 시작됐다. 11일 미국 상장지수펀드(ETF) 정보제공업체 ETF닷컴에 따르면, 금 현물 가격을 추종하는 ‘SPDR 골드 트러스트(GLD)’는 1월 2504.88억 달러가 몰리면서 순유입액 상위 6위를 차지했다.

전문가들은 금에 대한 수요가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는 ‘나쁜 인플레이션’ 상황이 가계소비와 경제회복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전망에서다. 26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12개월 금 가격 전망치를 온스당 2000달러에서 2150달러로 올려 잡았다.

미카일 스프로기스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는 “많은 투자자들의 예상과 달리 금은 최근 미국의 실질 금리 상승 기간 동안 아주 회복력이 잘 유지됐다”며 금 매수를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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