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 선결 과제는 '물가 안정'…"인플레 장기화 가능성"

입력 2022-03-1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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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발유 가격, 8년 6개월 만에 2000원 돌파…"우크라 사태 진정되더라도 물가 상승 지속"

▲9일 서울 한 주유소에 게시된 유가. (연합뉴스)
▲9일 서울 한 주유소에 게시된 유가. (연합뉴스)

새로 출범할 윤석열 정부의 선결 과제로는 '물가 안정'이 꼽힌다. 지난달 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로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유가와 천연가스, 곡물 등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고 있어서다. 한국은행에서도 최근 높은 인플레이션이 장기화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11일 오후 2시 30분 현재 서울 평균 휘발유 가격은 전날보다 24.93원 상승한 ℓ(리터)당 2011.15원을 기록하고 있다. 서울 휘발유 평균 가격이 2000원을 넘은 것은 2013년 9월 둘째 주(2006.7원) 이후 약 8년 6개월 만이다. 전국 휘발유 평균 가격도 전날보다 19.65원 상승한 ℓ당 1933.38원으로 집계됐다.

휘발유 가격은 지난해 11월 둘째 주 ℓ당 1807.0원으로 2014년 9월 이후 7년여 만에 최고치를 찍은 뒤 같은 달 12일부터 유류세 인하 조치가 시행되며 9주 연속 하락했다. 하지만 이후 국제 유가가 오르면서 21일엔 1800원대를 넘어섰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배럴당 140달러까지도 육박했던 국제유가는 최근 주요 산유국의 증산 기대감에 배럴당 100달러대로 하락했다. 10일 4월물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 대비 배럴당 2.68달러(2.46%) 하락한 106.0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다만 통상적으로 국제 유가는 약 2~3주 뒤에 국내 휘발유 가격에 반영되기 때문에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오름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정부는 최근 4월 말 종료 예정인 유류세 20% 인하 조치를 3개월 연장하기로 했다. 정부는 국제유가가 더 가파르게 오를 경우 유류세 인하를 30%까지도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지만, 유류세 인하는 윤석열 당선인의 의지 등에 방향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곡물 가격의 상승세도 만만치 않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전 세계 밀 수출 시장의 29%가량을 차지하고 있어서다. 앞서 미국 밀 선물 가격은 4일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7.2% 뛰어오른 부셸당 11.16달러를 기록했다. 2008년 3월 이후 약 14년 만에 최고가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도 '3월 국제 곡물 관측'에서 1분기 선물가격지수가 156.9로 직전 분기 대비 9.8% 상승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에 한국은행은 10일 "목표 수준(2.0%)을 웃도는 물가 오름세가 지속돼 인플레이션(물가상승) 기대심리가 불안해질 경우 임금과 물가의 상호작용을 통해 높은 인플레이션이 장기화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한은은 이날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서 "현재 국내 물가가 목표 수준을 상회하는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고, 앞으로도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에너지 가격 급등, 식료품 가격 강세 등 상방 리스크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 같은 분석을 내놨다.

한은은 향후 우크라이나 사태가 진정되더라도 에너지 가격이 경제활동 재개, 탄소중립 추진 등 구조적 수급 불균형 때문에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견해를 소개했다. 식료품 가격 역시 코로나19 이후 생산비 인상, 이상기후 등의 강세 요인에 우크라이나 사태까지 겹쳐 상승 압력이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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