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에 기업들의 경기 전망이 악화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4월 전망치는 99.1을 기록했다고 30일 밝혔다. 지난달(102.1) 기준선 100을 웃돈 지 한 달 만이다.
전경련은 러시아ㆍ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에 따른 국제 원자재가 폭등, 중국 대도시(상해, 심천) 봉쇄 등이 기업 채산성과 수출에 악영향을 끼쳤다고 풀이했다.
부문별 전망치는 고용(107.5), 투자(103.2), 내수(102.9) 3개 부분이 긍정적으로 전망됐지만 채산성(96.8), 수출(97.4), 자금사정(97.4), 재고(100.9)는 부진할 것으로 조사됐다.
채산성에 대한 기업들의 부정적 전망에 대해 전경련은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 영향에 따른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전쟁 장기화와 주요국의 러시아산 원자재 수출 제재 우려로 러시아의 글로벌 생산 비중이 높은 원유와 니켈의 가격이 폭등하면서 석유화학(75.9)과 자동차ㆍ운송장비(81.3) 업종이 제조업 중 가장 부진할 것으로 예측됐다.
수출도 우크라이나 사태가 부정적 영향을 끼쳤다. 전경련은 한국이 러시아의 비 우호국 명단에 포함되면서, 우리 기업들이 러시아 수출대금을 루블화로 받을 경우 환차손을 입을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중국 대도시 봉쇄도 악재로 작용했다. 전경련은 최근 코로나 확산으로 전 세계 컨테이너 물동량 1위, 4위 항만을 보유한 상해와 심천이 봉쇄되면서, 기업들이 최대 교역국인 중국으로의 수출길이 막히는 것을 우려했다고 밝혔다.
한편 비제조업의 4월 BSI는 104.6으로 낙관적 경기전망을 보였다. 전경련은 대선 직후 부동산 규제 완화 기대감으로 건설(115.4) 부문이 강한 호조를 보이며 비제조업 전체 지수의 긍정 전망에 기여했다고 밝혔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러ㆍ우 전쟁이 애초 예상과는 다르게 장기화하고 있으며, 최대 수출국인 중국도 고강도 방역 정책을 견지하고 있어 우리 기업들의 피해가 심각해질 수 있다”며 “화학ㆍ자동차 업종, 수출기업 등 대외 리스크 노출도가 높은 기업들에 대한 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