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상장사 맥스트가 상장 후 처음으로 진행한 주주배정 유상증자에서 100% 넘는 청약률을 달성하는 등 흥행에 성공했다. 다만 유증 규모가 30%가량 줄면서 신사업 추진에 필요한 재원 역시 축소돼 향후 새로운 먹거리로 준비 중인 사업이 원활하게 진행될지 이목이 쏠린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맥스트는 최근 진행한 주주배정 유상증자 청약 결과 104.99%의 청약률을 기록했다. 그 결과 371억 원의 신사업 재원을 조달했다.
맥스트는 2010년 설립된 확장현실(XR) 전문 기업으로 AR 개발 플랫폼, XR 메타버스 플랫폼, 산업용 AR 솔루션, AR 디바이스 솔루션 등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AR 개발 플랫폼은 현재 버전 5.02까지 개발돼 시장에 배포돼 있다. 지금까지 전 세계 50개 국가의 2만1000여 개 개발사가 이용 중이며 이 플랫폼을 활용한 AR 애플리케이션이 약 7600개 정도 시장에 출시돼 있다.
맥스트는 올해 초 사업 확장을 위해 운영자금, 타법인증권 취득자금 조달을 목적으로 534억 원 규모의 유증을 계획했다. 하지만 대규모 유증에 따른 주가 희석 우려를 비롯해 우크라이나 사태로 코스닥시장이 전반적인 약세 흐름을 보이면서 유증 규모는 371억 원으로 30%가량 축소됐다.
이에 따라 맥스트가 애초 수립했던 자금 사용안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맥스트가 최초 계획한 사용계획은 운영자금 250억 원, 타법인증권 취득자금 270억 원이었으나 해당 계획은 각각 102억 원, 260억 원으로 수정됐다. 특히 타법인증권 취득자금은 10억 원 줄어드는 데 그쳐 맥스트가 M&A에 역점을 두고 사업을 추진 중인 것으로 보인다. 맥스트는 현재 우선협상대상자로 실사 중인 회사, 검토 중인 회사 등이 다수 존재하는 상황이다.
문제는 운영자금이다. 최초 계획안보다 절반 넘게 사업 자금이 줄었다. 구체적으로 가상공간거래 사업은 150억 원에서 92억 원으로, 메타버스 포털 사업은 100억 원에서 10억 원으로 급감했다. 맥스트는 향후 가상공간 거래 서비스 및 메타버스 개발 플랫폼(틀뢴) 운영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으로 이를 충당한다는 계획이다.
틀뢴은 현실세계를 기반으로 구축된 3D 공간지도를 사용자에게 판매해 현실에서는 소유할 수 없는 공간을 가상공간에서는 자신이 원하는 대로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올해 하반기 베타 서비스 론칭, 내년 사업 본격화가 예상되고 있다.
다만 틀뢴이 시장의 기대처럼 정상 궤도에 올라설지는 두고 볼 대목이다. 맥스트는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신성장기업 특성에 따라 실적은 저조한 편이다. 최근 2년 연속 매출은 20억 원대에 불과했고 영업손실은 2020년 25억 원에서 지난해 43억 원으로 늘었다.
주력 사업이라 할 수 있는 AR 개발 플랫폼 매출은 해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경쟁사가 고가 전략을 고수하는 반면 맥스트는 4분의 1에서 6분의 1 수준으로 이용 가격이 낮다. 낮은 가격이 경쟁력이 될 수 있으나 한편으로는 매출 확대를 위해서 더 많은 고객을 확보해야 한다는 어려움도 있다.
윤창배 KB증권 연구원은 “향후 실적은 틀뢴의 성공 여부에 달려있다. 공간 구축이 확대될수록 공간판매 수입과 NFT 거래수수료가 맞물려 증가한다”며 “고정비가 60억~80억 원 수준임을 고려했을 때 향후 틀뢴의 공간 구축 단계적 확대전략에 따라 본격적인 이익 성장 구간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증자를 통해 메타버스 관련 사업화 속도를 빠르게 높이고 있지만, 사업 진행에 차질이 발생하거나, 수요 부진 등이 나타날 경우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