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업체 수주비중 평균 40%
"제도 개선·정책 벤치마킹 등
정부-지자체 상호 협력 필요"
지역·중소건설기업 시장 활성화를 위해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건설업계의 주장이 나왔다. 품질·안전 확보와 산업 육성을 위해서 지자체가 발주한 공사의 적정한 공사비와 공기 확보도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19일 대한건설단체총연합회와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지역·중소건설산업 활성화를 위한 정책 개선’ 세미나를 개최하고 이같이 말했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지역·중소 건설산업 활성화와 관련한 정책을 점검하고, 지역 건설업계의 니즈 등을 고려해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추진해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
전영준 건산연 연구위원은 “지역건설산업은 지역경제·고용에 미치는 영향이 큰 핵심 산업으로 활성화를 위해 노력해야 하지만, 그간 관심의 사각지대에 놓인 상황”이라며 “특히 중앙정부의 경우 지난 60여 년간 공공물량 배분 위주의 보호 정책 외 지역·중소건설산업 활성화를 위한 정책이 부재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최근 10년(2010~2019년)간 관내 발주공사의 지역 업체 수주 비중은 평균 40.3%로, 절반에도 못 미쳤다. 충남(24.7%), 인천(24.6%), 세종(10.7%) 등은 평균 수주율을 크게 밑돌았다. 사업 물량을 수도권 소재 기업에 뺏기는 역외 유출 현상이 지속하고 있는 셈이다.
지역건설업 물량 뺏김은 공공 공사보다 민간 공사에서 더욱 심각한 것으로 확인됐다. 충남의 경우 최근 2년(2020~2021년) 내 준공된 관내 공동주택 공사의 지역건설업 참여 현황을 살펴보면 지역건설사는 전체 22개 원도급 공사 중 단 한 곳도 수주하지 못했다. 하도급 공사에서는 전체 653개 공사 중 지역건설사가 참여한 곳은 25개로, 전체의 3.6%에 그쳤다.
전 연구위원은 “1999년 이후 시장 활성화 취지로 건설업 면허가 등록제로 변하고, 최근에는 등록기준이 대폭 완화하면서 업체 수가 기록적으로 급증했다”며 “경쟁이 더욱 심화해 지역건설업 성장사다리가 실종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건산연은 △안정적 물량 확보 및 창출 △보호 강화를 통한 산업 육성 유도 △역량 강화 유도를 통한 산업경쟁력 강화 △기반 구축 강화를 위한 관련 거버넌스 고도화 등 지역건설산업 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관련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전 연구위원은 “민간 공동주택 사업에서 지역건설업 참여시 용적률 인센티브를 확대하거나 원도급사가 관외 기업이면 지역 하도급률 70% 이상 이행계획서를 제출하는 등의 방식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건설공사 안전과 품질 확보를 위해 적정한 공사비와 공기 확보를 위한 방안도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런 문제가 해결돼야만 최근 발생한 광주 아파트 붕괴사고 등을 미리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광표 건산연 부연구위원은 “최근 일부 지자체의 경우 적정 공사비와 공기 확보 정책을 추진했으나 관계 법령 개정이 필수적이어서 근원적인 문제 개선이 이뤄지지 못한 상황”이라며 “지방계약법 등을 포함한 제도개선 노력과 우수 정책 추진 사례 벤치마킹 등 정부와 지자체 간 상호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