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원유 금지에 다시 치솟는 유가…들썩이는 정유·석유株

입력 2022-05-03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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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사할린-1 해상 유정에서 유조선이 석유를 싣고 떠나고 있는 모습. 사할린/로이터연합뉴스
▲러시아 사할린-1 해상 유정에서 유조선이 석유를 싣고 떠나고 있는 모습. 사할린/로이터연합뉴스

주춤하던 국제유가가 다시 상승 기류를 나타내면서 정유·석유주들이 꿈틀대고 있다. 유럽연합(EU)의 러시아산 원유 전면 금지 움직임에 공급 부족현상이 이어지면서 관련 주들에 대한 수혜 기대감이 몰리고 있다.

3일 오후 2시 35분 기준 S-Oil은 전날 대비 0.47%(500원) 오른 10만6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S-Oil은 지난 3월 중순 8만2000원대를 기록한 후 약 32%가량 오른 상태다.

유가 상승과 정제마진 회복에 힘입어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427% 오르는 등 호실적을 기록했다. 2분기에도 운송용 수요 회복에 따른 휘발유 및 항공유 마진 상승으로 견조한 실적이 예상된다는 평가다.

같은 시간 SK이노베이션은 전날 대비 0.25%(500원) 오른 20만4000원에 거래 중이다. ‘정유 서프라이즈’에 힘입어 1분기 영업이익이 컨센서스를 55% 상회한 데 이어 2분기에도 정제마진 강세의 수혜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대표 석유주 꼽히는 한국석유(2.80%)도 동반 강세다. 한국석유는 최근 5거래일간 급등락이 이어지면서 지난달 26일 이후 26% 가량 오른 상태다.

▲출처=대신증권
▲출처=대신증권

최근 정유·석유주들의 강세는 완화되던 국제 유가가 반등하면서 정제마진 등 수혜가 지속될 거란 기대감에서 비롯됐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2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 6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105.17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3월 120달러 대로 고점을 찍은 후 지난달 100달러선을 하회하면서 완화되는 듯 했으나 최근 들어 재차 상승하는 모양새다. 천연가스 선물 가격도 100만BTU(열량단위)당 7.6달러 대를 기록, 올해 초 대비 2배 이상 오른 상태다.

이는 공언은 했지만 실제 행동은 잠잠했던 EU가 러시아산 원유의 전면 수입금지에 본격 나서려는 움직임이 나타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외신에 따르면 EU는 이날 에너지 장관회의를 통해 올해 말까지 러시아산 원유와 정제품 수입 금하는 대러 6차 제재 제안을 낼 전망이다. 그동안 러시아산 원유 의존도가 높아 수입 금지를 반대했던 독일이 단계적 금지를 촉구하는 등 적극적인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그간 대러 제재안의 효과가 낮다는 분석에 이어 우크라이나 침공 후 지지부진한 러시아가 곧 공식 전쟁을 선포, 예비군을 총동원할 거란 예상이 나오면서 강경한 태도를 취할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국제금융센터 관계자는 “EU의 금수조치로 국제 유가는 강세기조를 유지할 전망”이라며 “러-우크라이나 전쟁이 종료되지 않는 한 지정학적 리스크 프리미엄이 당분간 유가 상승기조를 뒷받침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유럽연합(EU)의 러시아산 가스 의존도 현황. 출처=대신증권
▲유럽연합(EU)의 러시아산 가스 의존도 현황. 출처=대신증권

러시아산 에너지 공급 중단이 유럽 전역으로 확대 될 경우 에너지 시장은 큰 공급 대란이 나타날 가능성이 점쳐진다. EU는 가스의 90%, 석유제품의 97%를 수입 중인데, 이 중 가스의 40%, 원유 25%가 러시아산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원유는 러시아의 수출 물량 하루 470만 배럴 중 약 절반가량이 EU에 수출되고 있다.

김소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러시아산 에너지 공급 중단이 유럽 전역으로 확대된다면 유럽 에너지 시장의 혼란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유럽 국가, 환경 등 이유로 생산 멈춘 유전 및 석탄 광산, 원전 재가동 고려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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