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최근 우리 경제에 대해 코로나19 거리두기 해제 등으로 인해 소비가 일부 회복되고 있다면서도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수출 회복세가 제약되고 물가 상승세도 확대됐다는 진단을 내렸다.
기획재정부는 13일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5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고용회복 지속, 거리두기 해제 등으로 소비 제약 요인이 일부 완화되고 있으나, 우크라이나 사태 및 공급망 차질 장기화 등으로 투자부진 및 수출 회복세 제약이 우려되고 물가 상승세가 지속적으로 확대됐다"고 밝혔다.
기재부는 작년 12월부터 올해 4월까지 다섯 달째 코로나19의 내수 영향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지만, 이번에는 거리두기 해제 등으로 소비 제약 요인이 완화됐다는 표현을 썼다. 다만, 우크라이나 사태와 공급망 차질이 이어지면서 수출 회복세에 대한 우려가 새롭게 나타났다.
4월 중 취업자는 2807만8000명으로 전년 같은 달 대비 86만5000명 증가했다. 동월 기준으로는 2000년 4월(104만9000명) 이후 22년 만에 최대 증가 폭이다. 15~64세 고용률도 68.4%로 전년 같은 달보다 2.2%포인트(P) 상승했으며, 이 또한 동월 기준으로 가장 높았다.
소비를 보면, 1분기 민간소비는 국내총생산(GDP) 속보치 기준 전기 대비 0.5% 감소했다. 3월 소매판매는 비내구재(4.1%) 증가에도 내구재(-7.0%), 준내구재(-2.6%) 감소에 따라 전월 대비 0.5% 줄었다. 다만 이후 거리두기 등 일부 방역 조치가 해제되면서 소비 제약 요인도 일부 완화될 것으로 정부는 내다봤다.
소비자물가는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갔다. 4월 소비자물가는 석유류·가공식품 등 공업제품과 개인서비스 오름세가 지속되면서 4.8% 상승했다.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로 인한 고유가 지속 및 환율 상승의 영향으로 석유류(34.4%)의 큰 폭 오름세가 지속됐고, 개인서비스(4.5%)도 곡물가 등 원재료비 상승이 반영되면서 외식물가(6.6%)의 오름폭이 확대됐다.
4월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12.6% 증가한 576억9000만 달러로 집계됐지만, 수입이 18.6% 증가한 603억5000만 달러로 나타나면서 무역수지는 26억6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무역수지가 이처럼 두 달째 적자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무역수지 악화로 재정수지와 경상수지가 적자를 기록하는 '쌍둥이 적자'가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승한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최근 무역수지의 적자 흐름에도 불구하고 경상수지에 들어가 있는 상품수지 같은 경우에는 꾸준히 흑자가 지금 나오고 있다"며 "연간으로 경상수지 흑자 기조는 지속될 것으로 보기 때문에 쌍둥이 적자라는 표현은 아직까지는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재부는 "대외적으로는 우크라이나 사태 영향 확산 등으로 글로벌 인플레 압력이 가중되고 있다"며 "주요국 통화정책 전환 가속화, 중국 봉쇄조치 장기화 등으로 국제금융시장 변동성 및 글로벌 경기 하방위험이 확대됐다"고 진단했다.
이어 "대내외 거시경제 안정과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하면서 서민‧취약계층 등 물가상승 부담 완화, 소상공인 피해회복 등을 위한 2차 추경안 신속 지원 등 민생안정에 정책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