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수출 기업 수가 전년대비 2년 연속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으로 인한 전 세계 교역 위축과 공급망 차질 등의 시장 악화로 수출기업으로 신규 진입하려는 중소기업 수가 크게 줄어 든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통계청이 24일 발표한 '2021년 기업 특성별 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수출 기업 수는 9만4615개로 1년 전보다 2.5%(2425곳) 줄었다.
이는 2010년 관련 통계 집계 이래 처음으로 수출기업 수가 줄어든 2020년에 이어 2년 연속 감소세를 보인 것이다.
기업 규모별로 보면 대기업(875개)은 전년대비 3.5%(32곳) 감소했고, 중소기업 수(9만1513개)도 2.6%(2413곳) 줄었다. 반면 중견기업(2227개)은 0.9%(20곳) 늘었다.
코로나19, 공급망 차질 등으로 악화된 시장 상황이 2020년에 이어 작년에도 지속된 게 악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통계청 관계자는 "이러한 요인으로 전체 수출기업의 97%에 달하는 중소기업 수가 줄어든 것이 전체 수출 기업 감소로 이어졌다"면서 "특히 중소기업이 가장 많이 포진해 있는 도소매 업종에서 신규 진입 수출 중소기업이 급감한 것이 주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기업의 경우 수출을 주력으로 하는 업체가 별로 없는 기타 대기업에서 실적이 안 잡히는 기업들이 많아지면서 대기업 감소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다만 대기업, 중견기업, 중소기업 모두 수출 실적은 개선됐다. 지난해 수출액은 6431억 달러로 전년대비 25.8% 증가했다. 이중 대기업 수출액(4158억 달러)은 자본재(23.2%), 원자재(49.2%)를 중심으로 전년대비 29.5% 늘었다. 중견기업과 중소기업 수출액도 각각 22.3%, 17.0% 늘어난 1138억 달러, 1135억 달러로 집계됐다. 반도체, 석유화학, 자동차 등 주력 품목을 중심으로 수출 호조세를 보인 것이 실적 증가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산업별 수출액을 보면 대기업의 경우 전기전자(27.7%), 석유화학(46.3%) 등 광제조업 수출이 전년대비 28.9% 증가했다. 도소매업과 기타산업도 각각 45.8%, 20.8% 증가했다.
중견기업과 중소기업도 광제조업, 도소매업, 기타산업 수출액이 모두 증가했다.
지난해 대기업 수출이 크게 늘면서 상위 10대 기업에 대한 쏠림 현상은 심화됐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들이 선전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상위 기업의 수출 비중을 뜻하는 무역집중도를 보면 상위 10대 기업의 경우 35.5%로 전년대비 0.2%포인트(P) 늘었다. 상위 100대 기업은 2.1%P 상승한 65.2%를 기록했다. 상위 1000대 기업(83.6%)도 1.3%P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