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현지인 짠꽌흥(32) 씨는 7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동남아시안게임(SEA GAMES) 환영행사’의 K-푸드 소비자체험 홍보부스를 방문해 오미자 음료 등 한국 음식을 시식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부터 8일까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아세안지역본부와 하노이 청소년단이 공동으로 개최한 이번 행사에서는 인삼류와 임산물, 김치 등을 비롯해 오미자에이드, 헛개차, 곶감 등 다양한 품목의 시식이 진행됐다.
베트남의 대표 관광지인 호안끼엠 호수 광장에 마련된 홍보부스에는 카메라를 들고 한국 음식을 먹으며 각자의 시식평을 남기는 SNS 인플루언서부터 아이를 데리고 행사장에 들렀다가 호기심에 방문한 가족, 그리고 실제로 제품 구매가 가능한 것인지 묻는 사람들까지 수많은 인파가 몰렸다.
한국 음식은 K-팝, K-드라마 등 한류 열풍에 힘입어 이미 베트남 현지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aT 아세안지역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농수산식품의 베트남 수출액은 7억5260만 달러(약 9539억 원)로 전년(6억5250만 달러·약 8270억 원)보다 15.3% 증가했다. 코로나 팬데믹이라는 어려운 수출 여건 속에서도 높은 성장세를 보인 것이다. 대(對) 베트남 수출액은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가 전 세계로 수출하는 농림수산식품 수출액의 6.6%를 차지할 정도로 규모가 크다.
본래 베트남에서 인기가 많았던 K푸드는 코로나 사태 이후 건강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날개를 달았다. 몸에 무해한 천연 성분을 사용하고, 가격이 비싼 대신 그만큼 좋은 재료를 쓴다는 인식에 한국산 건강식품에 대한 수요가 급증한 것이다. 지난해 우리나라 인삼류의 베트남 수출액은 2940만 달러로 코로나 사태 이전인 2019년(2130만 달러)보다도 27.6% 늘었다.
K-푸드 홍보행사 운영에 참여한 니엔(22·여) 씨는 “최근 베트남 여성들이 피부 미용에 관심이 많은데, 석류 등 한국 건강식품에 대한 관심이 늘었다”며 “한국 건강식품 중에서는 홍삼이 가장 인기가 많은데, 실제로 오늘 행사 부스에서도 홍삼 제품을 어디서 살 수 있는지에 대한 문의가 많이 들어왔다”고 설명했다.
베트남 현지의 건강기능식품 수입 바이어인 황덕현 진헬시라이프 대표는 “베트남 경제가 발전하고 개개인의 소득 수준이 상승하면서 건강식품 등 고급 식품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다”며 “현지에서는 주로 젊은 세대를 대상으로 한 건강식품의 매출이 높은데, 아이들의 영양소나 면역력 보충에 도움이 되는 홍삼류나 우유 등이 인기가 많다”고 말했다.
한국 식품의 높은 인기는 현지 유통매장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9일 기자가 방문한 이온몰 하노이 하동점의 유통매장 곳곳에는 인기 있는 한국 농식품들이 품목별로 가장 눈에 띄는 곳에 진열돼 있었다.
당도가 높고 품질이 좋아 현지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한국산 배는 프리미엄 과일 코너에 자리를 잡았다. 건강기능식품인 홍삼 액기스와 헛개나무 진액 등은 매장 중앙에 전시돼있었고, 많은 현지인이 식품의 성분을 자세히 살펴본 뒤 카트에 담았다. 최근 현지에서 인기가 많은 한국산 두유는 종류별로 다양하게 진열돼 있었고,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는 과일 소주도 주류 판매대의 가장 앞자리에 위치했다.
한국 농식품을 수입해 판매하고 있는 현지 유통업체 ‘케이마켓’의 성장도 K-푸드의 높은 인기를 방증하고 있다. 베트남 전역에 132개의 매장을 두고 있는 케이마켓은 하노이에 있는 본사 물류센터에 대형 냉장·냉동 창고를 갖추고 있다. 특히, 농식품부, aT와 함께 한국의 지역 특산품을 소개하고 있으며, aT와 협업해 운영하고 있는 '케이프레시존'을 통해 샤인머스캣 등 한국의 농식품을 신선하게 전달하고 있다.
박민철 aT 아세안지역본부장은 “올해는 한-베 수교 30주년의 해로 한국과 베트남 모두에게 뜻깊은 해”라며 “이번 행사를 시작으로 aT에서는 올해 다양한 온·오프라인 마케팅을 통해 건강하고 안전한 우리 K-푸드의 맛있는 즐거움을 신남방의 중심국가인 베트남 국민들과 함께 나누며 한국과 베트남이 우리 농식품을 계기로 보다 가까워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제작지원: 2022년 FTA이행지원 교육홍보사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