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치 앤 칠(watch and chill)’은 국립현대미술관이 세계 주요 미술관과 협력해 기관별 미디어 소장품을 전 세계 구독자에게 공개하는 구독형 스트리밍 플랫폼이다. 지난해 개최된 ‘워치 앤 칠 1.0’은 코로나19로 변화한 집의 다층적 의미를 고찰했다. 엔데믹을 맞아 열리는 ‘워치 앤 칠 2.0’은 기술과 인간의 감각체계 사이의 관계를 사유한다.
국립현대미술관은 9일 이 같은 내용을 전하는 ‘감각의 공간, 워치 앤 칠 2.0’ 언론 공개회를 개최했다. 디지털 스크린의 평면성을 넘는 다양한 공감각을 소환하는 이번 전시는 ‘보는 촉각’, ‘조정된 투영’, ‘트랜스X움직임’, ‘내 영혼의 비트’ 등 네 가지 챕터로 구성된다.
우선, ‘보는 촉각’은 시청각을 기반으로 한 영상 매체의 기술적 한계에 도전하며 더 깊은 신체적 반응을 요구하는 챕터다. 이 챕터에서는 인간의 오감을 넘어 미생물부터 인공지능에 이르기까지 이종 간의 교감으로 확장하는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게 포인트다.
‘조정된 투영’에서는 시간과 공간을 느끼는 방법을 조정함으로써 다른 환경과 상황을 꿈꿀 수 있는지를 이야기한다. 특히 규격화된 미터법이나 시간 개념을 흔드는 작가적 태도를 통해 역사, 정치, 사회적 논점을 던지는 작품들을 살펴볼 수 있다.
‘트랜스X움직임’은 관람객들에게 디지털 공간 안에서 마치 비물질적 존재로 느껴지는 개체들에 대해 사유하게 하는 챕터다. 네트워크로 연결된 세상의 경계와 지형, 풍경의 현실을 조명하며 디지털 영역에서의 움직임의 한계와 자유도를 가늠할 수 있다.
‘내 영혼의 비트’에서는 인간의 특이점이라 할 수 있는 영성(spirituality)을 동시대적 관점으로 바라본다. 정신의 영역에서 일어나는 황홀감이나 두려움의 감정이 오늘의 미디어 환경에서 어떻게 감지되는지 살펴본다.
네 가지 챕터를 관통하는 주제는 ‘감각’이다. 보는 전시에서 직접 만지고, 느끼고, 체험하는 전시가 바로 ‘워치 앤 칠’이다. 이번 전시는 국립현대미술관과 유럽 최대 디자인 소장품을 보유한 스웨덴 아크데스(ArkDes) 국립건축디자인센터, 샤르자 비엔날레 등 국제적 영향력을 가진 아랍 에미리트 샤르자미술재단(SAF)과 함께 한다.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이번 전시가 관객의 변화하는 예술 감상 방식에 부응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전시는 내일부터 9월 12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개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