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21일 금리 인상에 따른 가계부채 부담 가중에 대해 근본적인 해법은 내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청사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고(高)물가를 잡기 위한 전 세계적인 고금리 정책에 따른 자산 가격 조정 국면”이라며 “우리 경제정책 당국이라 해서 여기에 대해 근본적인 해법을 내긴 어렵고 리스크 관리를 계속 해나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코로나19에 따른 유동성 확대로 물가 상승이 이어지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0.75%포인트나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결정해 세계적인 금리 인상기에 접어들었다. 이처럼 고금리 압박은 대외요인이 큰 만큼 우리 정부가 근본적으로 해결하긴 어렵다는 게 윤 대통령의 설명이다.
윤 대통령은 전날 출근길에서도 “통화량이 많이 풀린데다 고인플에이션, 고물가 잡기 위해 전 세계적으로 고금리 정책을 쓰고 있는 마당에 근본적인 대책은 없다”며 “정부는 중산층, 서민 등 민생 물가를 어떻게든 잡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은 경기가 어려운 상황에 공공기관들의 고통 분담을 주문하기도 했다. 전날 공개된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18개 기관이 낙제점을 받아 내년 경상경비를 0.5~1% 삭감키로 한 데 대해 윤 대통령은 “경제가 어려울 때는 전통적으로 공공부문이 솔선해서 허리띠를 졸라맸다. 나라 전체 여건이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윤 대통령은 “매년 나오는 공공기관 평가 결과로 적자가 나오거나 경영이 부실하면 거기에 따른 조치를 하는 것”이라며 “이번 정부가 특별히 하는 게 아니라 과거부터 해온 방식과 절차에 따른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인사청문 시한이 지난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김승겸 합동참모회의의장(합참의장) 후보자에 대해선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재송부 요청을) 오늘 안 한다”고 밝혔다.
대통령은 인사청문 시한 내에 국회로부터 청문보고서를 받지 못하면 10일 이내 시한을 정해 재송부 요청을 할 수 있다. 재송부 요청에도 청문보고서를 받지 못하면 임명 강행이 가능해진다. 윤 대통령은 그간 국회 원 구성 합의를 기다리겠다는 입장을 내온 만큼 임명 강행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것이다.
다만 대통령실에서는 윤 대통령이 첫 해외순방으로 오는 29~30일 스페인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전에는 조각(組閣)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