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시에는 어디 상상이나 했겠는가? 시청 앞 광장에서 젊음을 뽐내며 승리의 희열을 느끼는 젊은이들도 우리의 소중한 자식이며 서해상에서 북한군과 목숨을 걸고 전투를 하고 있는 청년도 우리의 아까운 청춘들이다.
이런 기막힌 내 조국의 아픔을 가감 없이 영화에 담아낸 ‘연평해전’은 사실 제작 초기에 오해를 사기도 했다. 보수 진영에서 짬짜미 투자를 받아 영화를 제작했다느니 그 뒷배에는 MB정권의 비자금이 들어갔다느니 하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그러나 낭설이었다. 투자 제작사는 영화 ‘변호인’을 만든 NEW이기도 했다.

갑작스런 북한군의 기습으로 응전을 제대로 하지 못했던 해군에게는 몇 가지 교전 수칙이 있었다. ‘절대 먼저 발포하지 않는다’, ‘적들이 북방한계선을 넘어오면 선제공격을 하지 말고 일단 NLL(북방한계선) 밖으로 밀어낸다.’ 우리 측 사상자가 많았던 이유도 이런 수칙을 준수했기 때문이다.
영화는 청각장애 어머니를 둔 박동혁 의무병(이현우 분)과 해군 간부를 아버지로 둔 참수리 함정의 함장 유영하 대위(김무열 분), 그리고 갓 결혼한 조타수 한상국 하사(진구 분)의 사연이 월드컵 분위기 고조와 함께 교차 편집된다.
나에게 흔히들 묻는다. “당신은 좌파냐 우파냐?” 나는 그저 “기분파”라며 농담으로 받아넘기지만 내 나라를 지키는 데는 진보도 보수도 따로 없다.
박준영 크로스컬처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