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현 두나무 데이터밸류실장 "금융ㆍ기술 결합으로 디지털자산 시장 꾸려나갈 것"

입력 2022-07-1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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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를 통한 문제 해결의 핵심은 데이터를 잘 아는 사람과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는 사람 간의 협업이다. 특히 보이스피싱이나 폰탈취, 해킹과 같은 영역은 기술전문가와 실제 피해자를 만나는 CS센터들의 노하우 모두가 중요하다. 이런 양방향 피드백의 중요성을 절감했고, 모델을 최대한 설명할 수 있도록 개선하는 데 성공했다."

▲김대현 두나무 데이터랩실 실장이 9일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업비트 라운지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조현욱 기자 gusdnr8863@
▲김대현 두나무 데이터랩실 실장이 9일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업비트 라운지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조현욱 기자 gusdnr8863@

김대현<사진> 두나무 데이터밸류실장은 최근 이투데이와 만나 이같이 밝혔다.

김 실장은 2016년 두나무에 합류하기 전 에프앤가이드 인덱스팀에서 팀장으로 근무했다. 국내 유일 민간 지수(Index) 업체에서 자산운용사와 교류하며 신규 지수에 대한 이해도를 키워왔다. 실제 ETF(상장지수펀드), ETN(상장지수증권) 상품을 설계하거나 산업위기 예측시스템의 알고리즘을 개발하기도 했다.

그는 "인덱스는 표면상으로는 단순히 숫자 몇 개로 표현되지만, 실제 금융이라는 도메인 내에서 데이터와 상품의 교두보 역할을 하는 금융데이터의 결정체"라며 "다수 운용사와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금융데이터를 살펴본 게 좋은 기회가 됐다"라고 설명했다.

이런 경험들이 두나무에 보탬이 됐다. 2017년 업비트 오픈베타 출시 이후 바라본 디지털자산 시장은 주식시장의 초기 모습을 닮아 있었다. 코스피ㆍ코스닥 등 시장을 대표할만한 인덱스의 중요성을 실감했다. 그렇게 2018년 5월 디지털 자산 지수인 UBCI(Upbit Cryptocurrency Index)를 출시했다.

김 실장은 "지수의 궁극적인 목표는 지수를 벤치마크로 하는 금융상품의 출시"라며 "현재는 제도적으로 한계가 있어 현재는 시장을 함축하는 역할에 집중하고, 산출 이력을 꾸준하게 쌓아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특히 인덱스를 통해 정보 불균형을 줄이고 투자 효율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 전하기도 했다.

김 실장은 "누군가는 알고 있지만 다른 사람은 모르고 있는 정보들이 있고, 이게 투자 시장에서 정보의 불균형을 낳는다"라며 "인덱스를 통해 시장 정보 제공 업무를 수행할 수 있고, 주식시장 데이터의 체계화가 가능해진다"라고 설명했다.

최근 두나무는 에프앤가이드와 'FnGuide X Dunamu Top 5' 지수를 발표하기도 했다. 그간 UBCI가 디지털 자산의 변동성과 투자 심리에 집중했다면, 보다 금융권과 밀접한 지수를 개발한 것이다. UBCI가 24시간 개장된 가상자산 시장을 반영했다면, 이번 Top 5 지수는 국내 주식시장 개장시간과 동일하게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 30분까지 지수를 산출한다.

그러면서도 인덱스와 AI(인공지능), 머신러닝이 만능도구는 아니라고 했다. 모든 문제를 풀 수 있는 만능 검이기보다, 현업을 기계적이고 효율적으로 대체할 수 있는 판별기 역할을 해야한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업비트 운영지원팀(CS팀)의 노고를 특히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 명절, 새벽에 메신저를 통해 쉬지 못하고 (CS팀이) 일하시는 모습들을 봤다"라며 "가상자산을 통한 범죄 피해의 경우 가해자와의 관계로 피해를 인정하지 않는 경우도 많고, 찾아가 설득하는 과정이 수반되다 보니 정신적ㆍ육체적 스트레스가 상당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가상자산 거래소가) 주식시장과 다르게 24시간 운영이 되고, 업비트에서 소화하는 거래량이 상당한 만큼 이분들의 업무량을 기술로 덜어드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고민을 시작했다"라고 말했다.

특히 업비트 CS센터에서 구축한 노하우를 구조화해 모델에 반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보이스피싱이나 폰탈취, 해킹과 같은 영역은 머신러닝 전문가보다 실제로 그런 사건들을 피부로 접하고, 피해자들을 대면해서 이야기를 듣고, 밤을 새워서 피해자를 구제하는 이들의 경험이 유효하기 때문이다.

김 실장은 "중요한 점은 이러한 작업이 일회성이 아니라는 것"이라며 "모델을 학습하고 배포해도 동종유형의 패턴은 사라지고 신종패턴이 생기는 경우도 있고, 여러 상황적 변수로 인하여 기존의 모델이 유효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결국 최전선에 계신 분들의 피드백을 통해서 모델을 개선할 수 있는 부분으로 기술과 도메인의 주기적인 소통이 필수적"이라며 "모델학습은 머신러닝팀에서 진행하지만, 모든 모델의 밑그림은 CS팀에서 스케치해주신다고 보면 좋을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꾸준한 협업을 통해 실질적인 성과를 거뒀다고 자부했다. 작년부터 진행한 AI-FDS(AI에 기반한 이상거래탐지시스템)의 경우 100억 원 이상의 보이스피싱 침해를 차단했다. 특히 심 스와핑 유형(유심칩을 탈취해 금융정보에 접근하는 수법)의 범죄는 타 거래소에서 피해가 발생했지만, 업비트에서 전부 사전 차단했다는 것이다.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 전하기도 했다. 현재 디지털자산 시장은 거래소의 수도 많고 정보들이 통합된 상태는 아니다. 기존 금융업과의 간극 또한 해결해야 할 숙제라고 바라보고 있었다.

김 실장은 "당장 보이스피싱이나 폰탈취를 막는 데 필요한 것은 신뢰성 있는 온체인 데이터의 누적으로 보인다"라며 "기존에는 오프체인 즉 거래소 내의 데이터에 집중했다면 올해는 온체인데이터까지 데이터의 영역을 확장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라고 귀띔했다.

이어 "금융만 잘하는 회사, 기술력만 좋은 회사는 많지만 둘 다 뛰어나고 조화시킬 수 있는 회사는 많지 않다"라며 "업비트의 경우 금융과 기술의 융합에 골몰하는 만큼 해당 강점을 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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