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상장사 에이트원이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소액 공모에 나섰다가 전환사채(CB) 오버행(잠재적 매도물량) 우려를 키우고 있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에이트원은 과거 발행한 전환사채(CB·6~9회차)와 관련해 최근 전환가액 조정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6회차는 1784원에서 888원으로, 7~8회차는 1811원에서 1806원, 9회차는 1045원에서 1042원으로 각각 조정됐다. 이에 따라 전환가능 주식 수에서도 변동이 생겼는데, 7~9회차는 조정된 가격 차이가 크지 않아 늘어난 주식 수 역시 1만 주 안팎에 그쳤다.
문제가 된 것은 6회차 CB다. 조정 전 전환가격 대비 대폭 낮아진 전환가액만큼이나 전환가능 주식 수 역시 560만5381주에서 1126만1261주로 급증했다. 상반기 말 발행주식 수 대비 18.2% 규모다. 해당 CB의 전환 주식 수가 급증한 것은 시가를 하회하는 발행가액으로 유상증자를 하는 경우 적용하는 산식이 CB 발행 조건에서 빠져있는 탓이다.
일반적인 CB 발행 공시를 보면 사채를 소유한 자가 전환청구를 하기 전에 발행회사가 본 사채의 직전 전환가액 또는 시가를 하회하는 발행가액으로 유상증자를 하는 경우 조정 후 전환가격은 ‘조정전전환가격 × [A+(B×C/D) / (A+B)]’를 따르도록 하고 있다. A는 기발행주식수, B는 신규 발행주식수, C는 1주당 발행가액, D는 시가를 뜻한다.
하지만 에이트원이 작년 발행한 6회차 CB에는 이러한 산식 적용이 누락된 채 “본 사채를 소유한 자가 전환청구를 하기 전에 발행회사가 본 사채의 직전 전환가액 또는 시가를 하회하는발행가액으로 유상증자를 하는 경우에는 그 발행가액을, 전환가액 내지 행사가액으로 전환사채 또는 신주인수권부사채를 발행하는 경우에는 그 전환가액 내지 행사가액을 본 사채의 전환가액으로 한다”고만 돼 있다.
에이트원은 앞서 8월 25일 10억 원 규모의 일반공모 증자를 진행한다고 공시했다. 청약은 같은 달 29~30일 이뤄졌고 9월 2일 납입이 100% 이뤄졌다. 투자자 모집이 원활히 이뤄지도록 신주 발행가액은 15% 할인된 888원으로 결정된 증자였다. 이에 6회차 CB 전환가액은 최초 발행가 대비 70%를 밑돈 888원으로 변경됐다.
에이트원 주가는 전환가액 조정 공시가 나온 15일 1330원이었으나 이틀 새 1200원대로 내려갔다. 오버행 우려가 일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6회차 CB를 가진 투자자는 전환청구권을 행사해 현 수준에서 매매하더라도 40% 안팎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
해당 CB는 올 1월과 5월 사채권자의 중도상환 요구로 에이트원이 취득했다가 8월 26일 재매각했다. CB를 사간 이들은 피노누아 투자조합(34억 원), 알티온 투자조합(33.3억 원), 테라텀 투자조합(33.3억 원)이다.
한편 6회차 CB에는 에이트원 혹은 에이트원이 지정하는 자에게 사채를 매도해 줄 것을 사채권자에게 청구할 수 있는 콜옵션(매도청구권)이 50%로 규정돼 있다. 사측의 판단 여하에 따라 시장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도 보인다. 콜옵션 행사 기간은 사채 발행일로부터 1년이 경과한 날부터 사채 만기일 1년 전까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