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8일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서 ‘우리나라 및 주요국 중앙은행의 빅스텝 인상 배경'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최근 한국은행을 비롯한 주요 선진국 중앙은행 대부분이 정책금리를 한 번에 0.50%p(빅스텝) 인상하는 등 금리인상 속도를 높이고 있다.
주요국의 빅스텝 인상은 2000년대 초반 이후 20여년 만이며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50%p 이상 인상한 것은 지난 7월(1.75% → 2.25%)이 처음이다.
한국은행과 주요국 중앙은행의 빅스텝 인상 결정에는 고인플레이션에 대한 중앙은행의 대응 강화 필요성이 우선적으로 고려됐다.
최근 주요 선진국의 물가 상승률은 1980년대 초반 이후 가장 높은 8~10% 수준으로 상승했으며, 기대인플레이션과 임금 상승률도 빠르게 오르고 있다.
국내에서도 6월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6%대로 상승하면서 물가 상황에 대한 우려가 증대됐다.
특히 3%대 물가 상승률이 5%대가 될 때까지 7개월이 걸렸으나, 5%대에서는 한 달 만에 6%대로 올라서는 등 상승속도가 가속화하고 있다.
공급 요인뿐만 아니라 수요 압력도 커져 물가 상승률이 5%를 웃도는 품목 비중이 50%에 이르는 등 물가 오름세가 광범위하게 확산하는 중이다.
한은은 "이 같은 상황에서 물가와 임금 간 상호작용이 강화되면서 고인플레이션 상황이 고착된다면 더 강력한 통화정책 대응이 필요한 만큼, 지금은 보다 빠르고 큰 폭의 금리인상을 통해 인플레이션 기대 확산을 선제적으로 억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환율상승에 따른 물가상승압력 추가 확대 등의 영향도 고려됐다. 올해 들어 미 달러화 대비 주요국의 통화가치가 큰 폭으로 절하됨에 따라 국제원자재가격 상승이 각국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증대되고 있다. 뉴질랜드, 노르웨이, 스위스 등은 자국 통화 절하에 따른 수입물가 상승을 빅스텝 배경의 하나로 언급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원ㆍ달러 환율 상승이 올해 상반기 중 소비자물가를 0.4%p 정도 높인 것으로 추정된다.
한은은 "고인플레이션 대응 과정에서 단기적인 성장 손실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으며, 과거 경험에 비추어 볼 때 물가를 빨리 안정시키는 것이 성장 측면에서 장기적으로 이익이 더 클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