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성남시의료원 민간위탁 의무화 조례를 놓고 ‘의료 민영화’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 경기지역본부는 11일 성남시의회 앞에서 조례 개정에 반대하는 단식농성을 시작한다고 10일 밝혔다.
성남시는 지난달 13일 성남시의료원 위탁 관련 조항을 ‘~대학병원 등에 위탁할 수 있다(임의조항)’에서 ‘~법인에 위탁하여야 한다(의무조항)’로 변경하는 내용의 조례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현재는 성남시가 의료원을 직접 운영하거나, 상급종합병원 등에 위탁할 수 있다. 개정안이 의결·시행되면 성남시는 의료원을 직접 운영할 수 없으며, 위탁 대상도 전체 민간의료법인으로 확대된다.
해당 조례안 발의에는 국민의힘 소속 성남시의회 의원 전원이 참여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조례안은 성남시의 의료원 직접운영을 영구적으로 불가능하게 만들고 병원이 아닌 민간기관에도 위탁할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명백한 의료 민영화이자 공공의료 파괴 선언”이라고 비판했다.
성남시의료원은 2020년 7월 개원한 전국 최초의 시립 공공병원이다. 2003년 주민발의 조례운동에서 출발해 개원까지 18년이 걸렸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으로 코로나19 전담병원으로 활용되면서 정상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한 적자는 성남시와 국민의힘 소속 성남시의회 의원들은 조례 개정을 추진하는 명분이 됐다.
보건의료노조는 “개원 직후 2년 넘게 코로나19 전담병원으로 역할을 하면서 제대로 정상 운영해보지도 못한 성남시의료원에 대해 적자를 이유로 영구적으로 민간에 위탁해야 한다는 주장엔 어떤 명분도, 설득력도 없다”며 “성남권 313만 지역주민들에게 지역완결적 필수의료를 제공하기 위해 전폭적인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지원과 투자가 절실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