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랜드 PF 디폴트(채무불이행)’ 사태가 단기 유동화 시장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 신용평가사가 부실 우려가 큰 증권사·건설사 연계 유동화증권에 대한 긴급 점검에 나섰다. 자본 규모가 1조 원 미만으로 작고 신용등급이 BBB등급으로 낮은 유동화 증권들의 만기 도래 금액은 이달에만 1조 원 가량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한국신용평가는 14일 “강원도의 지급 불이행 사태로 금융시장의 PF 대출 유동화증권 및 관련 업체에 대한 투자기피현상이 당분간 자본시장의 큰 변수가 될 전망”이라며 “A급 이하 건설사의 신용보강 딜, 자본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거나 계열 지원 가능성이 열위한 증권사의 신용도, BBB급 기업 신용도 연계 사모사채 및 대출채권 차환 딜 등을 집중 점검하겠다”고 했다.
금리 인상기를 맞아 경기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레고랜드 PF 디폴트 사태가 부실 우려가 큰 유동화 증권의 ‘약한고리’를 건드릴 수 있는 만큼 점검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 국내 유동화시장에서 부동산 PF 대출 유동화가 차지하는 비중은 50% 이상이다. 이 중 최근 만기를 기준으로 증권사의 신용도와 연계해 발행된 유동화증권 규모가 가장 크다.
한신평에 따르면 국내 유동화 시장에서 증권사 신용연계 유동화증권의 이번달 만기도래 금액은 지난 7일 기준 총 12조5057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중 한신평의 평가 기준상 자본 규모가 상대적으로 적은 3그룹(자본규모 1조 원 미만 4개 증권사)은 6890억 원으로 파악된다. 1그룹(자본 규모 3조 원 이상 9개 증권사)의 이달 만기도래 금액이 8조8851억 원으로 가장 많고, 2그룹(자본규모 3조 원 미만 1조 원 이상 9개 증권사)이 2조9316억 원으로 뒤를 이었다.
건설사 신용연계 유동화증권의 이달 만기도래 금액은 총 2조2608억 원으로 나타났다. 이 중 BBB급 신용등급은 이달 2120억 원을 기록했다. A등급(1조5413억 원)이 가장 많고, AA등급(5075억 원)이 다음으로 많았다.
일반 기업의 사모사채 또는 대출 채권을 기초로 하는 유동화증권의 이달 만기도래 금액은 총 5908억 원이다. 이 중 BBB급 신용등급은 1660억 원, A등급은 4248억 원 규모다.
김도선 한신평 구조화1실 실장은 “시장금리 급상승의 여파로 금융·자금시장 내 불안정성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금번 강원도 지급 불이행 사태가 PF 대출 유동화를 포함한 단기 유동화시장에 큰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며 “금융시장 안정화를 위해 빠른 시일 내 강원도의 책임있는 의무 이행과 정부 차원의 시장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