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USB-C타입을 전자제품 접속 단자의 국가표준으로 제정할 방침이다. 다양한 접속 단자로 인한 혼란을 막고 환경과 비용 문제를 줄이기 위함이다. C타입이 국가표준이 된다면 안드로이드 충전기로 아이폰 충전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23일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은 전자제품의 커넥터형상, 전원공급과 데이터전송을 USB-C타입으로 통합하는 국가표준 제정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표준안은 9일까지 예고 고시를 한 데 이어 기술심의회를 18일 통과했고, 다음 달 초 표준회의를 거쳐 다음 달 중 국가표준으로 제정된다.
기존 소형 전자제품은 C타입 외에도 A타입과 B타입 등 다양한 방식으로 접속 단자가 존재했다. 예를 들어 아이폰은 갤럭시 계열 스마트폰 충전기인 C타입으로 배터리를 충전할 수 없고, 갤럭시폰 역시 아이폰 충전기인 USB 라이트닝 커넥터 8핀을 사용할 수 없었다.
C타입은 기존 B타입과 달리 내구성도 개선되고 충전 속도도 빨라져 라이트닝 커넥터 8핀이나 A, B타입보다 고평가를 받는다. 애플 역시 2018년 10월 출시한 아이패드 12.9형 프로 3세대와 11형 프로에 C타입을 탑재하기도 했다. 다만 아이폰14는 여전히 라이트닝을 고수 중이다.
정부가 C타입을 국가표준으로 추진하면서 갤럭시 충전기와 같은 C타입이 보편화가 될 전망이다. 정부의 추진에 앞서 유럽의회도 4일 스마트폰, 태블릿 등 전자제품의 충전 규격을 2024년 말까지 C타입으로 통일하도록 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EU 이사회 승인 절차만 남은 상태다.
국표원은 지난해부터 업계와 정책간담회를 통해 C타입의 국가표준 제정 필요성과 표준 적용에 따른 업계 애로사항 해소를 위한 노력을 위해 USB-C 표준기술연구회를 구성했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업계와 학계 등 산학연으로 구성된 연구회는 국가표준안을 개발하고 국내 적용 가이드라인 발간을 추진 중이다.
국표원은 C타입의 기술 특성을 고려해 국제표준 13종 중 3종을 올해 안에 국가표준으로 제정하고 나머지 10종도 차례대로 제정을 추진할 예정이다. 가이드라인 발간과 홍보자료 소개를 위한 기업설명회도 다음 달 말에 진행한다.
이상훈 국표원장은 "전원, 데이터 접속 표준화는 국내 산업의 융·복합 분야 시장 확대, 전자폐기물 감소를 통한 환경보호, 소비자 사용 환경 개선을 통한 국민 편의 증진 등에 동시에 이바지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앞으로 산업현장에서 USB-C 표준 적용 시 발생하는 애로사항을 해소해 국민이 불편함 없이 USB-C 적용제품을 구매․사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적 지원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