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일 쏘느라 이틀 만에 '1년 예산 1%' 쓴 北…1500억 어디서 났을까

입력 2022-11-03 16:34 수정 2022-12-05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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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BM 등 25발 발사 '1069억', ICBM 등 3발 '315억'
북한 2021년 총 예산 12조900억 중 1% 규모
올해만 30차례 탄도미사일 도발…1조 달해
주 수익원 '사이버 공격'과 '무기 판매금'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 러시아에 무기 판매 의혹

▲합동참모본부가 북한의 장거리 탄도미사일 1발과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포착했다고 밝힌 3일 오전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관련 뉴스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합동참모본부가 북한의 장거리 탄도미사일 1발과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포착했다고 밝힌 3일 오전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관련 뉴스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이 2일부터 이틀 연속 미사일 28발을 쏘며 최대 1억1100만 달러(한화 약 1575억 원)에 달하는 비용을 썼다는 추산 결과가 나왔다. 북한 1년 총 예산의 1%가량 되는 비용을 이틀 만에 써버린 셈이다. 끼니 걱정에 허덕이는 북한 상황을 고려하면 미사일 발사에 사용된 비용 출처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전날 동서해상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과 지대공미사일을 섞어 25발 가량을 쐈으며, 3일 장거리 탄도미사일(ICBM) 1발과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한 정황이 포착됐다. 북한은 한미가 지난달 31일부터 닷새 일정으로 진행 중인 대규모 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Vigilant Storm)을 빌미로 도발한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의 군사 전문가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미 국방과 관련한 계획 및 예산을 연구하는 기관) 선임 연구원은 2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인터뷰에서 "단거리탄도미사일, 지대공미사일 등 종류의 미사일은 한 발에 200만~300만 달러(한화 약 28억 5000만~42억 7500만 원) 정도다. (이날 발사한 미사일을) 모두 다 합치면 5000만~7500만 달러(약 712억 5000~1069억 원) 수준으로 추정된다”고 추산했다.

여기에 북한이 3일 추가 발사한 ICBM 1발, SRBM 2발 비용을 감안하면 최대 3600만 달러(513억 원)가 추가돼 이틀 간 쓴 비용만 1억1100만 달러(1575억 원)로 늘어나게 된다. 랜드연구소에 따르면, 북한이 미사일을 한 번 발사하는 비용은 ICBM의 경우 2000만∼3000만 달러에 달한다. 전날 나온 “북한은 다른 미사일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지대공미사일을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 무색해지는 대목이다.

이는 북한 한 해의 예산의 1%에 해당되는 규모다. 한국은행이 추산한 북한의 2021년 예산규모는 91억2000만 달러로 한화로 환산하면 약 12조9300억 원이다.

여기에 올 들어 북한이 쏜 미사일을 모두 합치면 금액은 10배 가량 늘어난다. 북한은 전날 4차례와 이날 한차례까지 올해 들어 탄도미사일을 30차례 쐈고,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미사일 발사로만 보면 19번째다. 한국국방연구원(KIDA) 분석 등을 종합하면 이미 북한은 올해 들어 지난 10월 초까지 1조 원이 넘는 비용을 미사일에 쓴 것으로 추산된다. 1년 예산의 약 10%를 미사일 쏘는데 써버린 것이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와 관련 윤석열 대통령이 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국가위기관리센터에서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와 관련 윤석열 대통령이 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국가위기관리센터에서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로 인한 국경 봉쇄 등으로 최악의 경제 상황에 직면해 일부 지역에선 주민들이 아사(餓死)하는 사례까지 발생하는 북한 상황을 감안하면, 미사일 비용 출처가 궁금해진다. 국가안보실 역시 3일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고 "극심한 경제난과 코로나로 고통받는 북한 주민의 민생과 인권을 도외시한 채 오직 도발에만 집착하며 막대한 재원을 탕진하는 북한의 행태를 개탄한다"고 비판했다. 미국 민주주의수호재단 데이비드 맥스웰 선임연구원도 "미사일이 발사될 때마다 북한 주민들의 식량이 사라지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국제사회는 북한의 주요 수익원을 '사이버 공격'과 '무기 판매금'으로 보고 있다.

유엔 대북제재위는 지난 4월1일 공개한 대북제재위 전문가 패널 보고서에서 암호화폐 사이버 공격이 북한의 중요 수익원이라고 지목했다. 실제 북한은 지난해 약 4억 달러(5692억 원) 상당의 암호화폐를 탈취한 데 이어 지난 3월엔 역대 최대 규모인 6억 2000만 달러(8822억 원)에 해당하는 암호화폐를 빼돌린 것으로 집계됐다.

또 알레스테어 모건 전 북한주재 영국대사는 지난 9월6일 "북한이 과거부터 소형 무기를 해외에 팔아 수익을 얻으려 하는 등 무기 판매에 적극적이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유엔은 2006년에 채택한 안보리 결의 1718호와 2009년에 채택한 1874호 등에 따라 북한의 무기수출을 금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북한이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무기를 판매했다는 의혹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존 커비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2일(현지시간) “북한이 러시아에 우크라이나 전쟁을 위해 상당한 양의 포탄을 은닉해 제공했다는 정보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미 국무부 대변인은 지난 9월 초 러시아의 북한산 무기 구매 관련해 "말 그대로 수백만 발의 탄환, 미사일, 포탄이 포함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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