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저축은행에서 연 6%대 금리를 내건 상품들이 출시됐다. 시중은행에서도 연 5%대 상품이 나왔다. 금리 인상기에 은행들이 자금 조달을 위해 수신금리를 앞다퉈 올린 결과다.
이 같은 은행들의 수신금리 인상 경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2일(현지시간) 미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가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결정해 한은의 11월 추가 금리 인상이 유력해졌기 때문이다.
이처럼 하루가 다르게 오르는 금리만 보면 수신금리가 높은 상품일수록 무조건 유리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예·적금 상품을 고를 때 단순히 '금리', 즉 눈에 보이는 이자율만 따져서는 안 된다.
더 낮은 금리의 예금 상품이 더 높은 금리의 적금 상품보다 유리한 때도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3% 적금과 2% 예금이 있을 때 이자율은 적금이 예금보다 높지만, 만기 시 더 많은 이자를 챙길 수 있는 상품은 2% 예금이다.
이는 적금과 예금의 이자 계산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적금은 매달 들어오는 금액에 대해서만 이자가 계산된다. 매달 20만 원씩 적금을 넣는 사람이라면, 20만 원에 대해서만 이자가 계산되고 이자율은 1년 단위로 계산되기에 월 이자는 '원금×연이율×12분의 1'이 된다.
첫 달에 넣은 20만 원은 1년 동안 통장에 예치돼 있기에 이자율 3%를 모두 적용받지만, 마지막에 넣는 20만 원은 12분의 1만큼의 이자율만 얻게 되는 것이다.
반면 예금은 가입한 첫 달에 240만 원을 모두 넣기 때문에 1년 치 이자를 만기 때 모두 받게 된다.
단리 이자 계산 방식을 기준으로 연 이자율이 3%인 적금 상품에 1년 동안 월 20만 원씩 넣었다면 총 세전 이자는 3만9000원이다.
연 이자율이 2%인 예금 상품에 첫 달 240만 원을 넣고 나면 1년 후의 총 세전 이자는 4만8000원이다. 3% 정기적금보다 2% 정기예금에 세전 이자가 9000원 더 붙는 것이다.
전체 납입 금액과 예치 기간이 동일한 경우, 그리고 정기적금과 정기예금의 금리 차가 없거나 1% 이내로 적다면 예금의 이자가 더 높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단, 지정된 날짜가 없어 언제든지 불입이 가능한 자유적립식 적금은 금리가 정기예금 금리보다 높은 경우 예금보다 적금이 유리하다. 계약 초반에 돈을 한 번에 많이 넣으면 예금과 같은 방식으로 이자가 계산되기 때문이다. 이때 선택하고자 하는 자유적립식 적금에 분기별이나 총 납입액의 한도가 정해져 있는지 살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