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마감] 원·달러 59.1원 급락 ‘14년1개월만 최대폭’…미 CPI호조에 피봇기대

입력 2022-11-11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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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리오프닝(제로코로나 완화) 기대감도 영향…1310원대 안착하며 3개월만 최저
120일 이평선 깨지며 역외 손절성 매도도…주식·채권시장도 랠리
당분간 하락추세나 상하 변동성 클 듯…다음주 1280~1400원 등락할 듯

▲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가 전 거래일보다 41.61포인트(1.81%)오른 2335.22를 가리키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DB)
▲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가 전 거래일보다 41.61포인트(1.81%)오른 2335.22를 가리키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DB)

원·달러 환율이 하룻새 60원가량 급락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래 14년1개월만에 가장 큰 하락한 것이다.

관심을 모았던 미국 10월 소비자물가(CPI) 지표가 전년동월대비 7.7% 상승해 예상을 하회한 영향이 컸다. 미국에서도 연준(Fed)의 금리인상 속도조절론 내지는 피봇(Pivot, 정책방향 전환)이 부각하면서 주가는 급등하고 글로벌 달러화도 약세를 보였다.

국내 주식과 채권시장도 랠리를 펼쳤다. 외국인도 코스피와 코스닥시장에서 매수를 이어갔다.

기술적으로는 120일 이동평균선이 깨진데다, 시초가인 1350원대가 120일 이평선 하단이었다는 점, 원·달러 환율 급등의 출발점이었다는 점에서 역외세력의 손절성 매도도 많았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빅이벤트가 끝난만큼 당분간 원·달러 환율 하락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봤다. 다만, 상하 변동성은 클 것으로 예상했다. 다음달 1일 미국 PCE물가 발표를 본 후 방향을 잡을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다음주 원·달러 환율은 1280원에서 1300원을 하단으로 하고, 1350원에서 1400원을 상단으로 하는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오른쪽은 11일 원달러 환율 장중 흐름 (한국은행, 체크)
▲오른쪽은 11일 원달러 환율 장중 흐름 (한국은행, 체크)
1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59.1원(4.29%) 급락한 1318.4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8월17일(1310.3원) 이후 3개월만에 최저치다. 전일대비 하락폭은 2008년 10월30일(-177.0원) 이후, 하락률은 2009년 4월30일(-4.38%) 이래 가장 컸다.

장중엔 65원(4.72%) 떨어진 1312.5원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이는 8월17일 1308.0원 이후 3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1347.5원에 출발한 원·달러는 장중 1349.9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장중 변동폭은 37.4원에 달해 2020년 3월19일(49.9원) 이후 2년8개월만에 최대치를 보였다.

역외환율도 급락했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349.6/1349.9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보다 27.3원 떨어졌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미국 CPI가 컸다. 다만 아시아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좀 더 빠진 것은 그간 원화가 위안화 프록시통화였다는 점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또 1340원대 120일 이평선 하단이기도 했고, 7~8월 원·달러가 본격 상승하던 지점도 1300원대 초반이었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손익BP레벨이다보니 역외에서 손절성 매도가 강했다”고 전했다.

또 “대외 빅이벤트가 마무리되면서 다음주는 큰 이슈가 없다. 다만, 과거 역사적으로 보면 미국 중간선거 이후 불확실성 해소에 미 증시가 올랐다는 점, 미 국채 금리도 고점을 봤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는 점에서 글로벌 달러화지수가 하락하면 원·달러도 더 떨어질 수 있겠다”면서도 “과하게 빠진 면이 없지 않다. 또다른 상승 이슈가 나온다면 원·달러가 반대로 확 오를수 있다. 상하방 모두 변동성이 클 것으로 본다. 다음주 원·달러는 1300원에서 1350원 사이 흐름을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김승혁 NH선물 애널리스트는 “미국 CPI를 부문별로 보면 의료서비스 서비스물가가 내렸다. 피봇 기대감에 미국채 금리가 하락했고 글로벌 달러화도 많이 빠졌다. 중국에서도 제로코로나 이슈가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확산했다”며 “상승국면에서 급등세를 유지했듯이 하락국면에서도 롱스탑이 유입되면서 급락세를 보이는 듯 싶다”고 말했다.

이어 “한동안 원·달러 하락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제로코로나 완화 이슈가 확산되면 원화강세 압력도 유지될 것 같다. 피봇 기대감도 이미 확정 수준이라 글로벌 달러화의 하방압력도 높일 것”이라며 “다음달 1일 미국 PCE물가 지수 발표 후 하락추세를 가속화할지 그 수준에 머물지를 결정할 것이다. 다음주는 1300원이 1차 저항선으로 보이나 일시적으로는 1280원 정도까지 떨어질 수 있겠다. 단기 반등해도 1400원을 넘진 못할 것이다. 상하단을 열어둘 필요는 있겠다”고 예상했다.

오후 3시45분 현재 달러·엔은 0.66엔(0.47%) 상승한 141.62엔을, 유로·달러는 0.0007달러(0.07%) 오른 1.0211달러를, 역외 달러·위안(CNH)은 0.0437위안(0.61%) 하락한 7.1067위안을 기록 중이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80.93포인트(3.37%) 급등한 2483.16을, 코스닥은 23.44포인트(3.31%) 급상승한 731.22를 보였다.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7951억7500만원어치를, 코스닥시장에서 2086억4700만원어치를 각각 순매수했다.

채권시장에서 국고채 3년물 22-4는 19.4bp 하락한 3.836%를, 국고10년 22-5는 17.4bp 떨어진 3.891%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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