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월드컵] 벤투 감독, 포르투갈전에 히든카드 쓰나

입력 2022-12-02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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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오전(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알에글라 훈련장에서 훈련 중인 한국 축구 대표팀(연합뉴스)
▲1일 오전(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알에글라 훈련장에서 훈련 중인 한국 축구 대표팀(연합뉴스)

한국에 또다시 기적이 찾아올까.

한국의 16강 진출을 결정지을 2022 카타르 월드컵 포르투갈전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선수 부상부터 감독 부재, 복잡한 경우의 수까지. 객관적으로만 보면 우리가 불리한 상황이다.

하지만 기적은 있다. 태극전사들은 2002 한일월드컵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도 포르투갈을 1대0으로 누르고 4강 신화를 만들어냈다.

한국 대표팀을 옥죄는 악재…선수 부상과 감독 부재

한국 대표팀의 불안 요소 두 가지는 ①선수 부상과 ②감독 부재다. 우선 벤투호 최고 전력인 손흥민은 안와골절 부상으로 제 기량을 온전히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 28일 가나전에서 틈날 때마다 마스크를 벗고 땀을 닦았다. 헤딩하려고 뛰어오를 때는 마스크가 시야를 가리기도 했다.

왼쪽 수비수 김진수 역시 월드컵 전에 햄스트링(허벅지 뒤 근육)을 다쳤다. 그는 앞선 두 경기를 풀타임으로 소화해 체력적으로도 지친 상태다.

‘괴물’ 김민재와 ‘황소’ 황희찬도 출전이 불투명하다. 한국 대표팀을 이끄는 파울루 벤투 감독은 1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김민재의 출전 가능성에 대해 “아직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 내일까지 상황을 봐야 한다”고 말했다. 황희찬에 대해서도 “트레이닝하고는 있지만, 포르투갈전에 출전할지는 확실히 말씀드릴 수 없을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

수비 주축인 김민재는 지난달 24일 우루과이전에서 오른쪽 종아리를 다쳤다. 지난달 29일 훈련에서는 재활 운동만 하고, 이튿날 훈련에는 아예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팬들의 걱정을 샀다. 1일 다시 운동장을 찾았지만 혼자 자전거를 타며 재활에 힘썼다.

공격수 황희찬도 아프다. 소속팀 울버햄프턴 경기에서 햄스트링을 다쳤다. 스프린트(단거리 질주)가 특기인 그에게 치명적인 부상으로, 앞선 두 경기에도 참여하지 못했다.

이 같은 선수들의 부상 속에서 벤치에 사령탑이 없다는 것도 악재다. 벤투 감독은 지난달 28일 가나전에서 주심에 항의하다 레드카드를 받았다. 그는 벤치 대신 관중석에서 포르투갈전을 지켜볼 예정이다. 당일 현장 지휘는 수석코치 세르지우 코스타가 맡는다. 벤투 감독은 핸드폰 등 무선 통신을 통한 지휘와 하프 타임 라커룸 출입이 모두 제한된다.

▲28일(한국시간)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2차전 대한민국-가나전에서 조규성의 동점골 후 기뻐하는 한국 대표팀(연합뉴스)
▲28일(한국시간)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2차전 대한민국-가나전에서 조규성의 동점골 후 기뻐하는 한국 대표팀(연합뉴스)

‘젊은피’ 조규성ㆍ이강인 활약…포르투갈 주전 부상도 우리에겐 기회

이런 불리한 상황 속에서도 태극 전사들은 전의를 불태운다. 부상 선수들의 몫까지 다할 신예들이 있기 때문이다. 벤투호에서 기대가 쏠리는 인물은 ‘젊은 피’ 조규성(24)과 이강인(21)이다. 두 사람 모두 이번이 첫 월드컵이다.

공격수 조규성은 가나전에서 대한민국 최초의 멀티 골을 기록하며 이름을 알렸다. 우루과이전에서는 후반 29분 교체 투입돼 위협적인 중거리 슈팅을 하기도 했다. 미드필더 이강인은 ‘게임체인저’다. 특히 가나전에서는 교체 투입지 1분 만에 조규성의 헤딩골에 도움을 주며 첫 득점에 일조했다.

16강 진출에 희망을 거는 이유는 또 있다. 결전 상대인 포르투갈이 선수들을 아낄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가나, 우루과이와 경기에서 2연승을 거두며 H조 1위를 차지한 포르투갈은 16강 진출이 이미 확정됐다. 다음 경기를 위해 부상 당한 선수들과 경고받은 선수들을 아낄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포르투갈 대표팀을 이끄는 페르난두 산투스 감독은 “(주전 선수들의) 피로가 조금 누적돼있다. 더 누적되면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며 “선발 명단을 어떻게 짤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해 선발 변화 가능성을 언급했다.

포르투갈의 핵심 선수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누누 멘데스, 다닐루 페레이라, 오타비우 몬테이루는 부상으로 3차전 선발에서 빠질 확률이 있다. 이외에도 브루누 페르난드스, 후벵 네베스, 주앙 펠릭스, 후벵 디아스 등 선수 4명은 경고를 1장씩 받은 상태다. 이들은 경고를 1장 더 받으면 다음 경기를 뛸 수 없다. 위험 부담을 줄이기 위해 포르투갈이 이들을 내보내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29일 오전(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외곽의 알샤하니야 SC 훈련장에서 훈련 중인 포르투갈 대표팀(연합뉴스)
▲29일 오전(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외곽의 알샤하니야 SC 훈련장에서 훈련 중인 포르투갈 대표팀(연합뉴스)

벤투호, 포르투갈 누르더라도…복잡한 경우의 수

H조에서 16강 진출이 확정된 나라는 포르투갈뿐이다. 나머지 세 나라 모두 가능성은 있다.

우선 벤투호의 16강 진출에 대한 경우의 수는 한국이 포르투갈이 이겼을 때가 기본 조건이다. 그리고 가나 대 우루과이 경기를 봐야 한다. 만약 가나가 우루과이에 이기면, 가나는 승점 6점으로 포르투갈과 함께 16강에 오른다. 한국이 포르투갈을 이기더라도 탈락한다는 얘기다. 우루과이와 가나가 무승부일 경우 우리는 가나와 승점이 같아진다.

그땐 골 득실을 봐야 한다. 현재 가나는 0점, 우리는 -1점이다. 한 골 차다. 이 때문에 한국은 포르투갈에 2점 차 이상 승리를 거둬야 유리하다. 만약 골 득실이 같아져 다득점을 따지게 되면 한국이 불리하다. 현재 가나의 총 득점이 한국보다 3점이나 많기 때문이다. 다행인 점은 우루과이의 승리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국제축구연맹(FIFA) 순위는 우루과이가 14위, 가나가 61위로 크게 차이 난다.

도박사·인간문어…전문가 전망은?

전문가들은 이번 경기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 대체로 ‘전통 축구 강호’인 포르투갈의 승리를 예측한다.

해외배당 분석 사이트 오즈포탈에 따르면 2일 오후 3시(한국시간) 기준 주요 17개 베팅 업체의 배당은 △우루과이 우승 1.81배 △무승부 3.96배 △한국 우승 4.29배다. 배당이 높을수록 우승 확률이 낮다는 뜻이다.

스포츠 통계 전문 업체 옵타도 우루과이의 우승을 예상한다. 옵타가 예측하는 승부 가능성은 △우루과이 우승 56.2% △무승부 24.9% △한국 우승 18.9%다.

하지만 한국이 이길 거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인간 문어’로 불리는 영국 축구 해설가 크리스 서튼은 한국이 1-0으로 승리할 거라고 점쳤다.

서튼은 지난달 28일 BBC를 통해 “(포르투갈은)브라질전을 앞두고 위험을 감수하지 않을 것이다”라며 “그들은 가나보다 승점이 3점 앞서 있으므로 약간 도박을 하더라도 선수들을 쉬게 하는 게 낫다고 생각할지 모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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