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북한의 식량작물 생산량이 감소할 것으로 보이면서 내년 식량난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다만, 내후년 생산량은 증가할 것이란 관측이다.
농촌진흥청과 한국농촌경제연구원(농경연)이 최근 각각 발표한 '2022년 북한 식량작물 생산량 추정 결과'와 '2022년 북한의 식량 생산과 전망' 보고서를 보면 우선 올해 북한 식량작물 생산량은 총 451만 톤에 그칠 전망이다. 이는 지난해(469만 톤) 대비 18만 톤(3.8%) 줄어든 것이다.
작물별로 보면 쌀은 207만 톤으로 전년 216만 톤에서 약 9만 톤 줄었다. 옥수수는 159만 톤에서 157만 톤으로, 감자·고구마는 57만 톤에서 49만 톤으로, 콩은 19만 톤에서 18만 톤으로 각각 감소할 전망이다. 다만 밀·보리는 16만 톤에서 2만 톤 늘어난 18만 톤으로 추정됐다.
농진청 분석에 따르면 쌀은 벼 생식성장기인 7월에 온도가 낮고 일사량이 부족해 알곡 수가 많지 않았던데다, 9월에도 온도가 급격히 떨어져 알곡이 여물지 못한 것이 생산량 감소로 이어졌다.
김황용 농진청 국제기술협력과장은 "올해 북한 지역의 기상 조건이 식량작물을 생산하기에 전반적으로 불량해 생산량이 작년보다 감소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옥수수는 4∼5월 평년보다 강수량이 부족해 초기 생육이 늦어졌고, 감자 역시 덩이줄기가 형성되는 5월 가뭄 여파로 충분히 자라지 못했다. 반면, 밀과 보리는 재배면적이 30% 증가하면서 생산량이 늘었다.
생산량이 감소하면서 내년에도 북한의 식량난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한 방송에서 "전반적으로 국가가 식량 통제, 관리권을 확대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결국 초기에 식량에 대한 개인들의 처분권을 자율화시키는 흐름에서 다시 국가 통제를 강화하는 쪽으로 가고 있다. 그 원인은 식량 부족 상황이 가장 큰 원인으로 보여진다"고 전했다.
반면, 내년 식량 생산량은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김영훈 농경연 명예선임연구위원은 "2023년 북한의 식량수급과 생산은 2022년 수준이거나 호전된다고 전망할 수 있다"며 "코로나19 봉쇄 해제로 예년에 비해 식량 도입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화학비료 도입 여건이 나아지고 다모작을 활용한 밀 재배면적이 넓어질 가능성이 있으며, 농업 기상 여건도 평년 수준을 회복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 명예선임연구위원은 현 상황에서 대북 지원이 필요하다는 분석도 함께 내놨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이 대규모 대북 식량공급 프로그램을 언급하는 등 대북 인도적 지원 필요성은 항상 존재한다"며 "긴급구호·취약계층보호·경제개발 등 분야별로 질서 있는 대북 지원 방안을 수립해둬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