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푸드가 만성 적자와 자본잠식에 빠진 스무디킹코리아(스무디킹)의 회생을 위해 20억 원 수혈 카드를 꺼내 들었다. 다만 이번 지원은 일회성 효과에 그친 것으로, 본질적인 경쟁력 제고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신세계푸드는 신규 점포 출점 등의 확장보다 수익성 회복에 중점을 둔 내실 경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스무디킹코리아는 지난 19일 이사회를 열고 20억 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신주 발행가는 5000원으로, 발생 주식은 40만 주, 납입일은 27일이다. 이 회사 최대주주가 신세계푸드로 100% 지분을 보유한 만큼 유상증자 대금 전액을 신세계푸드가 지원하는 셈이다.
신세계푸드는 2015년 스무디킹을 인수했다. 인수 당시 스무디킹을 ‘제2의 스타벅스’로 만들겠다는 포부도 내세웠다. 하지만 신세계푸드 인수 이후 스무디킹은 단 한 번도 이익을 내지 못했다.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한 2016년 매출은 202억 원, 영업손실은 8억 원이었다. 이듬해 비슷한 규모로 매출을 달성했고, 손실 규모는 2억 원으로 낮췄다. 하지만 2018년을 기점으로 외형이 줄고 적자 규모는 늘었다. 매출은 169억 원, 영업손실은 5억 원으로 늘었고 실적은 갈수록 악화했다. 지난해 매출 82억 원, 영업손실 18억 원이다. 최근 5년간 누적 영업손실은 59억 원이다.
지속된 만성 적자에 재무 안정성도 동반 훼손됐다. 작년 말 기준 부채비율은 943.44%에 달했고, 자본잠식을 목전에 뒀다. 올해 상황은 더 좋지 않다. 3분기 말 매출은 53억 원에 그쳤고 6억여 원의 순손실이 발생해 자본총계가 마이너스로 돌아선 ‘완전자본잠식’에 빠졌다.
스무디킹이 적자 행보를 이어가는 동안 신세계푸드는 신세계그룹 내 유통채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등 정상화에 힘을 쏟았다. 이마트24와 제휴해 편의점 점포 내 ‘숍인숍’ 형태의 매장을 공격적으로 출시하고, 스무디킹 이름을 내건 건강기능식품을 이마트에서 판매하며 이름 알리기에 나서기도 했다. 이에 스무디킹 가맹점은 2018년 113개에서 2020년 293개로 급증했다.
하지만 실적에서 드러나듯 출점 전략은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커피전문점 등도 스무디와 유사한 제품을 내놓는 데다가 사계절 등 환경적인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코로나 기간 매장도 줄었다. 이날 스무디킹 홈페이지 기준 266개다. 이 중 23개 매장은 휴점 상태였다. 따라서 신세계푸드의 지원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되지 않기 위해 스무디킹의 본원적인 경쟁력 제고 방안이 뒤따라야 한다는 평가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사업성 방향이나 메뉴 등 여러 고민을 하고 있다. 안 그러면 수혈할 이유가 없다”면서 “매출보다는 손익 중심으로 바꿔보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