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방산과 조선업이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각광받는 데에는 ‘납기일’을 잘 맞추는 점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25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방산 특성상 직접 써보지 않은 제품을 구매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데도 K-방산업 수주가 급증하는 것은 ‘납기일’을 잘 맞추는 장점 때문이라고 업계는 보고 있다.
지난주 방한한 안젤 틀버르 루마니아 국방장관은 22일 경남 창원의 현대로템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사업장을 방문해 K2전차, K9자주포, 레드백 등 국산 무기체계 기술력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폴란드와 체결한 124억 달러(약 18조 원) 규모의 수출 계약에 이어 제2의 수출 잭팟을 예고하는 것이어서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루마니아는 폴란드와 함께 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최전선 국가다. 루마니아는 자국이 보유한 T-72 전차 60여 대를 우크라이나에 공여해 전력 보강이 필요한 상태다.
올해 방위산업 수출 수주액은 현재 170억 달러(약 24조1000억 원)를 돌파하면서 사상 최대 실적 기록을 세웠다. 한국의 무기체계 위상이 높아지면서 세계 4대 방산수출국으로의 도약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이러한 K-방산의 위상이 높아진 것은 납기일을 잘 맞추는 점이 장점으로 작용했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방산업계 관계자 A씨는 “방산업계 특성상 직접 써보지 않은 제품을 구매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는데, 루마니아는 나토(NATO) 가입국인 폴란드가 한국산 무기를 도입한 것에 주목했다”며 “폴란드 성과 등에서 여러 이유 중 납기일을 잘 맞추는 K-방산의 장점이 작용했다”고 밝혔다.
방산업계 관계자 B씨는 “다른 나라 대부분은 대량생산을 못 한지만 한국은 K-2전차 후발주자로서 대량 양산 체제를 갖고 있다”며 “미국이나 독일도 양산체제를 갖고 있지만 한국의 납기가 훨씬 빠르다”고 말했다. 이어 “K-2전차, K-9 자주포뿐 아니라 미사일 등 폭넓은 제품군에서 가격과 시간을 맞출 수 있는 가장 최적의 조건이 K-방산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가격과 시간 면에서) 선택지가 한국밖에 없다는 게 중론”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장점은 조선업에서도 마찬가지다. 세계 1위 위상을 구가하고 있는 K-조선업에서도 선박 건조 납기일을 잘 맞추는 점이 이제는 당연한 글로벌 스탠다드로 지향되고 있다. 이는 저가 공세를 앞세우는 중국 조선업과의 차별점이다. 조선업계 관계자 C씨는 “납기일을 못 맞춘다는 건 선박 인도 지연뿐만 아니라 기술력 부족으로 선주가 원하는 요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것이다”고 말했다.
조선업계 관계자 D씨는 “글로벌 경기 흐름에 따라 운송을 빨리해야 하는 화주 입장에서 선가가 10% 정도만 중국과 차이가 나더라도 납기일이 더 정확한 한국을 택하는 분위기”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