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카운티 고마워요"
이달 말부터 분양 일정이 시작되는 청라지구 공급물량들이 가격 경쟁력을 갖게 됐다. 지난 2월 인천도시개발공사가 분양한 웰카운티의 분양가가 높은 탓에 분양가 책정이 쉬워졌기 때문이다.
한라건설은 이달 하순에 청약일정을 시작할 청라 한라비발디 992가구의 분양가를 평균 3.3㎡ 당 1085만원으로 책정했다.
청라지구는 경제자유구역으로 주택법에 의거해 분양가 상한제가 실시되는 공공택지다. 하지만 부대비용의 증감에 따라 분양가가 물량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다. 하지만 시장상황을 감안할 때 한라비발디에 이어 분양물량을 내놓을 건설사들도 이와 큰 차이 없는 분양가를 책정할 것으로 예측된다.
청라 한라비발디가 책정한 분양가는 사실 그다지 낮은 가격은 아니다.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지 않았던 GS건설의 청라자이와 중흥건설의 중흥S클래스는 각각 3.3㎡당 1280만원과 1300만원 선의 분양가를 책정한 바 있다. 하지만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된 물량들은 이보다 훨씬 낮은 가격에 분양가를 책정했다.
지난해 여름 공급한 청라지구 호반베르디움(14블록)과 원 힐데스하임은 모두 3.3㎡당 890만원 선의 분양가를 책정해 분양가 상한제 비적용 물량보다 무려 400만원 이상의 분양가 격차를 보였다. 또 지난해 가을 분양한 호반베르디움 20블록은 950만원의 3.3㎡당 평균 분양가를 책정하는 등 청라지구 분양가 상한 물량은 3.3㎡당 1000만원이 넘지 않는 분양가를 책정해왔다.
이 같은 청라지구 분양가 '기조'를 뒤집어 엎은 것은 다름 아닌 인천광역시다. 인천시 산하 인천도시개발공사가 지난 2월 공급한 '청라 웰카운티'는 126(38평형)~216(63평형)㎡의 주택형으로 구성된 464가구를 공급하면서 3.3㎡당 1171만원의 평균 분양가를 책정했다.
인천도시개발공사는 이때까지 공급된 청라지구 분양가 상한제 물량 중 전용면적 85㎡를 초과하는 중대형 주택이 없었다는 점에 착안, 이 같은 '무시무시한' 분양가를 책정한 것이다.
최근 분양가가 책정된 청라한라비발디 역시 130~171㎡의 중대형 주택을 공급하지만 분양가는 오히려 웰카운티보다 3.3㎡당 90만원 가까이 저렴한 분양가를 책정했다. 한라비발디가 책정한 3.3㎡당 1085만원의 분양가도 결코 낮은 수준은 아니지만 공공기관인 인천도시개발공사가 책정한 분양가에 비해서는 월등히 낮은 만큼 가격 경쟁력은 충분히 갖춘 셈이다.
인천 서구 연희동 현지 중개업소 관계자는 "웰카운티에 비해 물량의 질이 더 뛰어난 민간 건설사 자체 브랜드 아파트가 오히려 평당 100만원 가량 낮은 분양가를 책정했다면 가격 경쟁력은 충분한 셈"이라며 "심지어 웰카운티 계약자들마저 계약 여부를 고민해야할 처지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공공기관이면서도 분양가 상한제 민간 아파트보다 높은 분양가를 책정한 인천도시개발공사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될 전망이다. 부동산써브 채훈식 팀장은 "부동산 침체기에도 오히려 지자체인 인천광역시가 청라지구 분양가를 끌어올린 셈"이라며 "인천도시개발공사는 그 자체가 공공기관이라 분양승인 등을 받지 않아도 되며, 역시 같은 이유로 분양가 상한제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악용해 이 같은 고가 분양가를 책정한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