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만난 물고기 PEF]②M&A시장 주도권 싸움…“MBK 1위 굳건, IMM PE 삐끗”

입력 2023-02-09 17:30 수정 2023-02-12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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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3-02-09 17:0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올해 구정 지나고부터 다들 하반기 딜 클로징 목표로 신규 딜 검토에 들어가는 분위기입니다.”

지난해 꽁꽁 얼어붙었던 국내 기관전용 사모펀드(PEF)의 국내 인수합병(M&A) 시장이 올해 들어 조금씩 녹는 모습이다. 신규 딜이 가로막혔던 지난해 말과 달리 올 들어 하반기 딜 검토에 들어간 PEF 운용사들이 속속 나오는 분위기다.

(금융감독원)
(금융감독원)
국내 증시 위축에 기업가치가 내려오면서 ‘빅딜’ 기회를 호시탐탐 노리는 사모펀드(PEF) 운용사들간의 M&A 시장 주도권 싸움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업계 1위로 군림하던 MBK파트너스가 한앤컴퍼니와 치열한 경쟁 끝에 올해도 계속 선두를 유지할 거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나머지 운용사들의 순위도 대체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이어갈 가능성이 점쳐진다.

MBK·한앤코 선두 ‘굳건’…한샘 투자 IMM PE ‘삐끗’

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기관전용 사모펀드 전체 약정액은 124조3579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한앤컴퍼니(12조79억 원)와 MBK파트너스(10조7276억 원)가 10조 원을 넘겨 선두권을 형성했다. 양사의 누적 운용자산(AUM) 규모는 전체 사모펀드의 약 18.27%를 차지했다.

줄곧 1위를 놓치지 않았던 MBK파트너스의 펀드 수가 13개에서 11개로 줄면서 지난해 누적 운용자산에서 한앤컴퍼니에 추월을 허용한 모습이다. 한앤코는 운용 펀드수(17개)를 그대로 유지했다.

같은 기간 IMM인베스트먼트(5조5827억 원)와 IMM PE(5조5533억 원)가 5조 원대 규모로 3, 4위권을 형성했다.이어 스틱인베스트먼트(4조4063억 원), VIG파트너스(3조326억 원), 스카이레이크에쿼트파트너스(2조5350억 원)가 뒤를 이었다.

1조 원대 규모에선 JKL파트너스(1조9659억 원), 글랜우드에쿼티파트너스(1조6007억 원), E&F프라이빗에쿼티(1조4822억 원), 프리미어파트너스(1조3674억 원), 도미누스인베스트먼트(1조1722억 원), SJL파트너스(1조1409억 원), 유니슨캐피탈(1조468억 원), 프랙시스캐피탈파트너스(8305억 원) 등 상위권에 신규 진입한 곳들이 포함됐다.

올해도 업계 지각변동 가능성은 크지 않은 만큼 PEF 운용사들간의 순위는 대체로 비슷할거란 게 업계의 중론이다. 특히 업계 탑티어인 MBK파트너스의 독주가 계속될 가능성에 무게가 쏠린다. 기관투자자들(LP)의 출자 구조가 계속 유지될 가능성이 크고 하위권 운용사들로 향하는 자금도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국내 한 PEF 업계 관계자는 “국민연금이나 공제회 등 대형 LP들이 투자할때 결국 트랙레코드(Track Record)를 보는데 대형사들은 입증된 상황이기 때문에 기관투자자들 출자기조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며 “MBK는 운용 규모가 올해 중으로 앞서 나가고, 나머지 대형 운용사 경우 조금씩 순위 엎치락 뒤치락 하겠지만 순위는 비슷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최근 일부 기관의 경우 중소형 운용사들에 정책적으로 위탁 운용을 맡기고는 있던데 뿌리는 물량이 100억, 200억 원정도로 금액 자체가 미미하다”며 “밑에서 신규 하우스가 치고 올라오기도 어려운 구조”라고 덧붙였다.

MBK파트너스가 새로 조성할 6호 블라인드펀드는 5호 펀드(약 8조 원 규모)와 비슷하거나 규모를 더 키울 거란 예측이 나온다. 한앤코는 4호 블라인드펀드(약 4조원대)를 조성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는 최대 2조6000억 원 규모를 목표로 ‘로즈골드 5호’ 모집에 나섰고, 스틱인베스트먼트는 최대 2조 원 이상 규모로 모집 중인 ‘스틱 오퍼튜니티 3호 펀드’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다만 지난해 한샘 투자 건으로 큰 실패를 겪은 IMM PE는 체면을 구긴 모습이다. IMM PE는 두배 가량 프리미엄을 주고 주당 22만 원에 샀던 한샘 주식이 5만 원대로 추락하면서 입장이 난처해졌다. 자산 가치가 4분의 1토막 난 셈이다. 인수과정에서 대출 받은 자금에 대해 상환 압박이 있을거란 얘기도 들린다.

PEF 업계 관계자는 “IMM PE는 (한샘건으로) 여러가지로 어렵다는 얘기가 들리는 만큼 타격이 있을 것 같다”며 “시장에서 면이 많이 깎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당분간 PEF 일부 위축…하반기 회복 가능성

금리인상과 증시 위축 등 악재에 당분간 PEF 업계 투자가 위축될거란 예상이 나오지만 지난해 만큼은 아닐거란 전망이 나온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까지 PEF 운용사의 신규 자금모집액은 2조606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15조3039억 원) 대비 약 87% 가량 줄어든 수치다.

업계 선두권 PEF 운용사들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국내 증시 침체로 인해 최근까지 출구 전략에 애를 먹었다.

MBK파트너스의 경우 골프존카운티의 IPO 상장이 미뤄진 상태다. 지난달 18일 골프존카운티는 증권신고서를 미제출하면서 공모를 진행할 수 있는 시기를 지나쳤다. 지분 정리가 이뤄지지 않은 7조2000억 원 규모 홈플러스와 1조 원 규모 네파도 여전히 매각이 이뤄지지 못했다.

MBK파트너스 관계자는 “골프존카운티 상장 추진 의사에는 변함이 없다”며 “공모 시장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앤컴퍼니는 한온시스템 매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21년 1분기부터 모건스탠리를 주관사로 매각 작업에 나섰으나 이후 한온시스템의 주가가 7000원대까지 떨어졌다가 9000원대로 회복하는 등 눈높이 조정이 불가피해진 상황이다.

다만 투자 흐름이 꽉 막혔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펀딩이 많아지고 투자도 다시 늘어날 거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금리 수준의 영향으로 대규모 자금조달은 하반기까지 쉽지 않으나 기업가치가 많이 떨어진 만큼 일정 수준의 딜이 이뤄질 가능성이 커서다.

국내 대형 로펌 PEF 담당 관계자는 “작년 3, 4분기에는 자금 조달이 안되기 때문에 실제 진행하던 딜들이 보류되고 신규 투자는 엄두도 못냈으나 올해는 1, 2월에 그간 중단됐던 딜이 자금조달 되서 클로징 한 케이스들이 나오는 등 분위기가 달라지는게 느껴진다”며 “구정 지나고부터 하반기 딜 클로징 목표로 다들 신규 딜 검토를 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시장 환경 악화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PEF 업계 투자 규모가 위축될지 예상이긴 하나 작년만큼은 아닐 것 같다는 결론”이라며 “상반기까지는 작년의 기조 이어지고, 시장에선 올해 하반기부터 많이 회복할것 같다는 전망이 대체로 많다”고 덧붙였다.

‘소액주주 피해 막자’ 의무공개매수제, “M&A 리스크 크진 않을 것”

지난해 PEF 운용사들의 공통 관심사는 일제히 의무공개매수제로 쏠렸다. 합병, 인수, 분할 등 M&A 거래 시 지분 매각으로 인한 피해가 소액주주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간다는 지적에 금융위원회가 공개매수의무 부과를 검토하고 나서면서다.

금융위 논의안에 따르면 M&A로 상장사의 지분 25% 이상을 보유, 최대주주가 되면 공개매수의무가 부과된다. 최대주주는 M&A로 얻은 경영권 변경 지분을 포함, 총 50%+1주 이상을 매수해야 하는 의무가 생긴다.

의무공개매수제 도입으로 인한 손익 분석에 나선 주요 PEF 운용사들은 M&A 시장 위축 우려가 컸으나 큰 타격은 없을 거란 계산이다.

PE 업계 관계자는 “상장사의 바이아웃딜에 제한이 없었는데 의무공개매수제가 도입되면 아무래도 타격이 없지는 않을 것”이라며 “다만 현재 나온 안으로는해외 다른 국가 대비 많이 완화된 수준이라 M&A 시장이 얼어붙거나 위축되는건 아닐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25% 이상 보유 최대주주가 되는 경우만 적용하다보니 그 미만 딜은 제한이 없거니와 25% 이상 보유 최대주주가 되더라도 매수 물량이 50%+1주 이상 매수 의무 부과하고 있어 의무를 완화한 것”이라며 “이어 “감독당국이 시장의 이야기 많이 듣고 M&A 시장 위축을 방지하기 위해 조치를 취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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