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외환시장에 따르면 환율은 전일보다 14.7원 급등한 1299.5원에 마감했다. 전일보다 7.1원 오른 1291.9원으로 개장한 뒤 1300원대 초반에서 등락을 보이다가 장중 한때 1303.8원을 터치했지만, 오후 들어 1290원대로 떨어졌다.
환율이 1300원을 넘어선 것은 장중 고가 기준으로 작년 12월 20일(1305.0원) 이후 처음이다.
이날 환율은 미국 소비자 물가에 이어 도매 물가까지 예상치를 웃돌았다는 소식에 인플레이션 장기화 우려가 이어지며 상승 압력을 받았다.
1월 미국 생산자물가는 전월보다 0.7%, 전년 동월보다 6.0% 각각 올랐다. 전월 대비 상승률은 지난해 6월 이후 가장 큰 폭이다. 지난해 12월 0.2% 하락했다가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특히 시장 예상(0.4%)을 상회했다.
또 주간 신규실업수당청구 건수 역시 19만4000명으로 시장 예상치를 하회하는 낮은 수준을 지속했다.
여기에 연준 위원들의 통화 긴축 선호 발언들도 시장에 부담을 더했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지난 회의에서 0.50%포인트(p) 금리 인상을 주장했다고 말했다.
이에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빠르게 진정되지 않고 오래 고착할 수 있고 연준 긴축에 대한 우려가 다시 확산되는 모습이다. 김유미 키움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달러 강세와 금융시장 내 위험자산 선호가 약화되면서 환율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국내증시 외국인 투심도 순매도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며 역외를 중심으로 추가 상승 여력을 확인하고자 하는 롱플레이 유입에 상승압력이 커졌다"며 "여기에 수급상 환율 추가 상승을 우려하는 수입업체 추격매수도 상승에 기여했다"고 밝혔다.
다만 환율이 빠르게 오름에 따라 수출업체의 네고, 중공업 수주 물량 등 달러 매도 물량이 대기하면서 상승 폭을 제한했다. 시장에서는 3일 연속 달러 강세가 이어지면서 외환당국이 급격한 쏠림 현상을 완화하고자 미세조정에 나섰을 가능성도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