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월 국내 생산이 전월보다 0.5% 늘면서 넉 달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그러나 소비는 2.1% 줄어 3개월쨰 감소세를 이어갔고, 투자도 1.4% 줄었다.
정부는 소비가 주춤하고 수출 부진이 지속되면서 향후 경기흐름의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2023년 1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올해 1월 전(全)산업 생산(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은 전월보다 0.5% 증가했다. 4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한 것이다.
전산업 생산은 작년 9월 0.1% 증가한 뒤 10월(-1.2%), 11월(-0.4%)에 두 달 연속 감소했고 12월에는 보합을 보였다. 0.5%의 증가폭은 작년 6월(0.5%) 이후 7개월 만에 최대다.
제조업 위주로 광공업 생산(2.9%)이 늘면서 전산업 생산 증가를 이끌었다.
제조업 생산은 3.2% 늘어 7개월 만에 반등했다. 자동차(9.6%), 1차 금속(6.7%), 통신·방송장비(111.0%) 생산이 크게 늘어난 것이 주효했다.
통계청은 "2월 휴대전화 신제품 출시가 예정되면서 관련 생산이 많이 늘었고, 중국 쪽 생산이 정상화하면서 모듈 생산·수출도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반도체(-5.7%), 기계장비(-6.1%), 전자부품(-2.8%) 생산은 전월보다 줄었다.
서비스업 생산(0.1%)은 2개월 연속 늘었지만 전월(1.5%)보다는 증가 폭이 줄었다. 도소매(3.7%), 정보통신(3.1%) 등에서 생산이 늘고, 금융·보험(-5.0%) 등에서 생산이 줄었다.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 판매는 전월보다 2.1% 줄어 3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승용차 등 내구재(-0.1%)와 의복 등 준내구재(-5.0%), 음식료품·화장품 등 비내구재(-1.9%)가 모두 감소한 탓이다.
설비투자는 반도체 장비 등 기계류 투자 등이 줄면서 1.4% 감소했고, 건설기성은 건축 공사 실적이 늘어 1.8% 증가했다.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9.4로 전월보다 0.4포인트(p) 하락했다. 넉 달째 하락세다.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8.5로 전월보다 0.3p 내리며 7개월째 하락했다.
정부는 광공업을 중심으로 1월 전산업 생산이 반등했으나 소매판매 등 내수지표가 다소 주춤하고, 수출 부진이 지속되면서 향후 경기흐름의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반도체 경기의 반등 없이는 당분간 수출 회복에 제약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지난달 수출(501억 달러)는 1년 전보다 7.5% 줄면서 5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최대 주력품목인 반도체 수출은 42.5% 줄면서 7개월째 내림세를 보였다. 글로벌 경기 둔화로 반도체 재고가 넘치면서 제품 가격이 내려간 탓이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 겸 수출투자대책회의에서 "2월 수출과 무역수지를 보면 세계 경제와 우리 경제가 모두 어려운 모습"이라면서 "반도체 경기의 반등 없이는 당분간 수출 회복에 제약이 불가피한, 어려움이 큰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를 극복하기 위해 반도체·이차전지·전기차 등 주력 산업의 기술력을 확보하고 인력을 양성하는 등 경쟁력을 강화하고, 원전·방산 등 12개 신수출 동력에 대한 맞춤형 지원을 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