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급감 및 생산 감소 등 경기 부진으로 지난달 우리 산업의 근간인 제조업 취업자 수가 3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이는 코로나19 사태로 장기간 고용 충격에 휩싸였던 숙박음식업 취업자 수가 11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과 대비를 이룬다.
15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제조업 취업자 수는 446만3000명(전체 취업자의 약 16% 차지)으로 1년 전보다 4만9000명(-1.1%) 줄었다. 이는 2021년 8월(-7만6000명) 이후 최대 감소폭이며 3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간 것이다.
제조업 취업자 감소는 수출 부진 지속 및 이에 따른 제조업 생산 감소와 관련이 있다. 지난달 수출액은 551억3000만 달러로 전년보다 13.6% 줄면서 6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수출이 월간 기준 6개월 연속 감소한 것은 코로나19 확산 초기인 2020년 3∼8월 이후 처음이다.
수출 부진으로 인해 제조업 생산도 부진한 상황이다. 2월 제조업 생산은 반도체 경기 악화 여파로 전월대비 3.1% 줄었고, 제조업 평균가동률도 2.4%p 하락한 68.4%를 기록했다. 제조업 재고율(재고/출하 비율)은 120.1%로 전월보다는 0.7%p 하락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우리나라 최대 품목인 반도체 생산은 전년대비 41.8% 줄면서 각각 IT 버블 붕괴,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1년 7월(-42.3%), 2008년 12월(-47.2%)과 유사한 감소 폭을 기록했다.
반도체 재고율은 254.2를 기록하며 2001년 7월(247.6), 2008년 12월(204.6)의 수준을 상회했다.
반면 마스크 해제 및 온화한 계절 등의 영향으로 지난달 서비스업 취업자가 전년보다 50만 명 늘며 25개월 연속 증가했다.
특히 숙박음식업 취업자 수는 경기 부진 속에도 17만7000명 늘면서 11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숙박음식업 취업자는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한 2020년 기점으로 1년여 간 감소세를 지속해왔다. 코로나19 완화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가 작년 상반기부터 본격 해제되고, 외부활동이 늘면서 숙박음식업이 장기간의 고용 충격파에서 벗어났다.
코로나19 사태 때는 숙박음식업에, 경기 둔화를 보이고 있는 올해에는 제조업에 고용 부진이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우려스러운 점은 수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제조업 고용이 본격적으로 악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이다. 수출을 핵심으로 하는 우리 경제의 전망이 암울해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11일 올해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1.7%(올해 1월)에서 1.5%로 0.2%포인트(p) 낮췄다. 글로벌 경기 둔화 등으로 인한 반도체 등의 수출 급감 지속이 우리나라 성장률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