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성 통계로 조업일수 변화 영향 커"…조업일수 7.0일로 전년보다 0.5일 더 많아
승용차 137.1%·선박 161.5%로 큰 폭 증가…반도체는 31.1% 급감
무역수지 14억 달러 적자…올해 누적 적자 288억4700만 달러 달해
8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 중인 한국 수출이 이달 들어 10일까지 전년 대비 1.2% 늘며, 깜짝 반등에 성공했다. 이에 수출 부진의 고리를 끊는 것 아니냐는 기대도 나오고 있으나, 정부는 10일까지의 통계는 조업일수 변화 등에 영향을 많이 받는 단기성 통계라며 선을 그었다. 여전히 한국 수출의 기둥인 반도체와 최대 수출국인 중국으로의 수출은 부진했다. 무역수지 역시 14억 달러 적자를 기록하며, 올해 누적 적자는 288억4700만 달러를 기록했다.
관세청이 12일 발표한 6월 1∼10일 수출입 현황에 따르면 수출액(통관 기준 잠정치)은 152억71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 증가했다.
한국 수출은 지난해 10월부터 5월까지 8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수출이 월간 기준 8개월 연속 감소한 것은 2018년 12월부터 2020년 1월까지 14개월 연속 감소를 기록한 이후 3년 3개월 만에 처음이다.
이달 들어 수출이 깜짝 반등에 성공했지만, 1∼10일 수출입 통계는 단기성 통계이기 때문에 조업일수 변화 등의 영향을 크게 받을 수 있다는 것이 관세청의 설명이다.
실제로 이 기간 조업일수는 7.0일로 지난해 같은 기간(6.5일)보다 0.5일 많았다. 이에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액은 6.0% 줄었다.
전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반도체와 대중국 수출 감소 폭이 축소되는 등 경기 저점을 시사하는 지표가 늘고 있다며 긍정적인 분석을 내놨으나, 아직 수출의 경우 플러스 전환을 확신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품목별 수출 현황을 보면 핵심 품목인 반도체가 1년 전보다 31.1% 줄었다. 조업일수가 더 많았음에도, 반도체 수출 부진은 큰 폭으로 이어지고 있다. 석유제품(-35.8%)과 철강제품(-7.6%), 컴퓨터 주변기기(-22.3%) 등의 수출도 적지 않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반면 승용차(137.1%), 선박(161.5%)이 큰 폭으로 늘며 단기간이지만 수출 증가세 전환을 뒷받침했고, 자동차 부품 역시 전년 대비 16.9% 늘었다.
국가별로는 최대 교역국인 중국에 대한 수출이 10.9% 감소했다. 대중 수출의 감소세는 지난달까지 12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대만(-49.8%), 싱가포르(-44.1%) 등도 줄었다.
반면 미국(6.9%), 유럽연합(EU·26.6%), 베트남(0.1%), 일본(7.9%) 등은 늘었다.
같은 기간 수입액은 166억8100만 달러로 20.7% 줄었다.
3대 에너지원인 원유(-50.0%), 가스(-6.0%), 석탄(-48.3%) 등의 수입이 모두 줄며 감소세를 이끌었다. 또한 반도체(-29.5%)와 석유제품(-35.4%) 등도 전년 대비 큰 폭으로 감소했다.
수입 증가 품목은 기계류(6.9%)와 반도체 제조장비(21.0%) 등이다.
국가별로는 유럽연합(13.2%), 베트남(7.7%) 등이 증가하고 중국(-10.0%), 미국(-36.1%), 사우디아라비아(-44.8%) 등은 줄었다.
이달 1∼10일 무역수지는 14억1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무역수지는 지난해 3월부터 지난달까지 15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이다. 15개월 이상 무역적자가 이어진 것은 1995년 1월부터 1997년 5월까지 29개월 연속 적자가 이후 처음이다.
다만 지난달 같은 기간(41억7100만 달러 적자)보다는 적자 규모가 줄었다. 지난달 월간 적자 규모가 21억200만 달러로 작년 5월(15억7700만 달러) 이후 최소를 기록하는 등 무역적자 규모는 점점 줄어드는 모양새다.
올해 들어 이달 10일까지 누적된 무역적자는 288억4700만 달러로 이는 연간 기준 역대 최대였던 지난해 무역적자(478억 달러)의 60.4%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