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으로 옮겨가는 사교육…‘핑프방’·‘소수방’ 등 불법 금전거래 성행

입력 2023-06-22 13:27 수정 2023-06-22 14:11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시험지 불법거래에 13.5만명…"소수방 '1일 내 결제내역 인증 하라'"

▲‘핑프방’은 수능 및 고등학교 내신과 관련된 인터넷 강의, 시험지 등 수험 자료를 공유하는 텔레그램방이다. (독자제공)
▲‘핑프방’은 수능 및 고등학교 내신과 관련된 인터넷 강의, 시험지 등 수험 자료를 공유하는 텔레그램방이다. (독자제공)

정부가 사교육업체 간 ‘카르텔’을 정조준한 가운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텔레그램을 이용해 음성적으로 모의고사 등 관련 자료를 배포하면서 불법 금전거래까지 성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서울 강남 대치동 학원가 등에 따르면, 입시 정보 소통을 내세운 텔레그램 '핑프방'의 회원 수는 현재까지 13만5659명으로 파악됐다.

금전거래 목적 '소수방'도 생겨

‘핑프방’은 수능 및 고등학교 내신과 관련된 인터넷 강의, 시험지 등 수험 자료를 공유하는 텔레그램방이다. 핑프방 운영자는 해킹됐던 지난해 11월 전국연합학력평가 성적 정보를 전달받기도 했다.

‘핑프방’에서는 ‘제보자의 한마디’란 문구를 통해 ‘옆 동네 파일입니다. 개념 부분이 매우 깔끔하게 정리돼 있다’, ‘전 수능장에도 출력해서 들고 갔을 정도로 좋았다’ 등의 모의고사 해설 내용 평도 공유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핑프방’ 내부에는 금전거래를 목적으로 하는 '소수방'이란 채팅창도 생겼다.

▲금전을 목적으로 하는 '핑프방' 내부 '소수방' 채팅 캡처 (독자제공)
▲금전을 목적으로 하는 '핑프방' 내부 '소수방' 채팅 캡처 (독자제공)

이날 기자가 '소수방'에 직접 들어가 살펴보니, '1일 내 결제내역 인증'하라는 문구 등이 적나라하게 명시돼 있었다.

또 '4주 기준 10만원 상당의 교재 배정해서 드린다', 'OO(학원의) 경우 6만원 상당의 인강 교재 추가 스캔해야 한다', '결제내역 미인증 시에는 방폭' 등의 내용이 주의사항으로 안내돼 있었다.

이날 대치동 한 학생은 기자에게 “소수방에서는 모의고사 등 파일을 공유하는데 일정량의 돈을 내야 (자료를) 볼 수 있다”며 “자료를 보는데 금전적 요구를 해와 (본인은) 안 들어가 있다”고 밝혔다.

일부 입시학원서도 텔레그램 운영

‘핑프방’ 뿐만 아니라 일부 재수종합반 등 입시학원에서도 텔레그램을 통해 모의고사 및 수능 기출문제를 ‘숙제방(가명)’으로 운영, PDF로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유명 입시학원의 재수종합학원 원장은 기자에게 “일부 학원들이 수능 예상문제 등 기존 모의고사 및 수능 문제를 숙제용으로 PDF 형태로 텔레그램을 통해 제공한다”면서 “나머지 우려하는 부분(수능, 모평 문제 유출 관련)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그러나 대부분 수험생들은 이미 '핑프방' 같은 텔레그램을 암암리에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대치동 재수학원에서 공부한 뒤 지방 의대에 합격했다는 한 학생은 "유명 학원에 다니고 계시는 분들이 자료를 올린다"며 "유명 학원이 재원생들에게만 모의고사를 판다"고 귀띔했다. 또 다른 대치동 수험생도 "책 사지 말고 거기서 공부하면 된다고 했다"며 "텔레그렘방에서 이 세상에 있는 인강 교재, 모의고사를 다 구할 수 있다"며 "유명 스타 강사들 수업 안 듣고 문제만 풀고 싶은, 교재만 필요하다는 사람들이 다 모여 있다"고 밝혔다.

사교육 시장, 텔레그램 은밀하게 옮겨갈까 '우려'

한편, 교육부는 이날부터 사교육 이권 카르텔 사례와 학원의 허위·과장 광고를 집중 단속에 들어갔다. 교육계에서는 코너에 몰린 사교육 시장이 ‘핑프방’ 같이 텔레그램 등 ‘은밀한 방식’으로 확산될 우려가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사교육업계 관계자는 기자에게 “비대면 수업과 학습 행태가 다양해지면서 PDF 교재를 찾는 수요가 늘고 있고, 무거운 책 대신에 편하게 들고 다니고 싶어 하는 등 다양한 이유로 이 같은 형태(텔레그램)를 선호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 입시학원 원장은 “양성화된 형태의 텔레그램 교육지도가 아닌 (핑프방 같은) 음성화, 은밀한 형태라면 상업이 목적으로 한 것이 분명하다”면서 “이 같은 형태가 계속된다면 더욱 악화된 사교육 카르텔이 형성될 것”이라고 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여기도 품절이라고요?"…Z세대 '뷰티 방앗간' 된 다이소, 다음 대란템은? [솔드아웃]
  • ‘슈팅스타’ 오늘 첫 방송…‘큰 산’ 최강야구 넘을까? [해시태그]
  • 우리은행장 교체 수순…차기 행장 후보 내주 윤곽 나올 듯
  • 단독 부모-자녀 한 동네 사는 실버타운 만든다더니…오세훈표 '골드빌리지' 무산
  • ‘더 게임 어워드’ 올해의 게임 후보 6선…각 작품 경쟁력은? [딥인더게임]
  • "동덕여대 손해배상 상대 특정 어려워…소송 쉽지 않을 것"
  • 트럼프 등에 업은 머스크, 베이조스 겨냥…“그는 트럼프 패배 원했다”
  • 이재명, 또 입단속…“거친 언행 주의해달라”
  • 오늘의 상승종목

  • 11.22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37,329,000
    • +0.41%
    • 이더리움
    • 4,654,000
    • -1.4%
    • 비트코인 캐시
    • 673,000
    • -3.17%
    • 리플
    • 2,025
    • +27.44%
    • 솔라나
    • 360,200
    • +5.01%
    • 에이다
    • 1,264
    • +12.56%
    • 이오스
    • 969
    • +4.19%
    • 트론
    • 279
    • -0.36%
    • 스텔라루멘
    • 410
    • +19.88%
    • 비트코인에스브이
    • 93,450
    • -6.83%
    • 체인링크
    • 21,350
    • -0.33%
    • 샌드박스
    • 494
    • +0.41%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