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바이오 기업들이 글로벌 무대에서 비소세포폐암 신약 연구 성과를 잇달아 선보인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보로노이와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 등이 오는 9일부터 12일까지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세계폐암학회(WCLC 2023)에 참석한다. 세계폐암학회는 폐암 및 흉부 악성 종양에 특화된 학술대회로, 전 세계 100여 개국에서 7000여 명의 전문가가 참여하는 행사다.
보로노이는 이번 학회에서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VRN11‘을 최초 공개한다. 다양한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EGFR) 변이와 관련한 VRN11의 효능과 100% 수준에 이르는 뇌 투과도 등을 담은 전임상 데이터를 포스터 발표한다.
비소세포폐암의 주요 원인으로 알려진 EGFR 변이를 치료하는 3세대 치료제(타그리소) 복용 환자의 상당수는 내성 기전을 동반한다. 대표적인 내성 기전인 EGFR C797S 돌연변이는 타그리소 복용 환자의 10~25%에서, C-MET 과발현은 15~50%의 환자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보로노이는 EGFR C797S 독자 임상을 위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임상승인계획(IND)을 제출, 삼성서울병원을 비롯한 국내 주요 병원에서 임상을 준비 중이다. 이번 행사에서는 이와 별개로 EGFR 내성 기전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C-MET 과발현 관련 표적치료제를 보유한 글로벌 제약사들과 병용 임상을 위한 파트너링 논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는 4세대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후보물질 ’BBT-176‘의 임상 1상 후속 데이터를 선보인다. EGFR 및 HER2 표적치료제 세션에서 연세암병원 폐암센터의 임선민 교수가 발표한다.
공개된 초록에 따르면 이번 학회에서는 △1일 2회 복용에 따른 BBT-176의 개선된 내약성 및 복약순응도 △변경된 1일 2회 용법 투약군에서 종양의 크기가 30% 이상 줄어든 부분관해(PR)를 나타낸 환자 사례 등이 소개된다.
BBT-176은 2021년 국가신약개발사업의 ’신약 임상개발‘ 부문 지원 과제로 선정된 바 있다.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는 현재 진행 중인 BBT-176의 임상 1상의 확장 시험군을 조속히 마무리하고 미국 식품의약국(FDA)과의 임상 1상 종료 미팅을 거쳐 가속 승인의 가능성을 높인단 계획이다.
비소세포폐암은 폐암의 80~85%를 차지한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시장은 2021년 153억 달러(약 20조 원)에서 연평균 9.3% 성장해 2031년 369억 달러(약 48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