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개월 만에 다시 3%대로 올라섰다. 상승 폭은 올해 4월 이후 4개월 만에 최대폭을 보였다.
폭우・폭염 등에 따른 농산물 가격 상승과 국제유가 상승 여파로 인한 석유류 가격 하락 폭 축소 등으로 물가 상승률이 3%대에 재진입했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정부는 지난달 물가 상승이 일시적 요인의 영향이 큰 만큼 올해 10월 이후엔 물가가 다시 안정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통계청이 5일 발표한 '8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2.33(2020=100)으로 1년 전보다 3.4% 상승했다.
이는 올해 4월(3.7%) 이후 4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이다. 물가상승률은 올해 4월(3.7%), 5월(3.3%)엔 3%대까지 둔화하다가 6월(2.7%), 7월(2.3%)엔 2%대로 축소됐었다. 지난달에는 3개월 만에 물가상승률이 3%대로 재진입했다.
농산물 가격은 폭염·폭우 등 이상기후 영향으로 1년 전보다 5.4% 상승해 전체 물가를 0.26%포인트(p) 끌어올렸다. 특히 사과(30.5%), 복숭아(23.8%) 등 과실 물가가 13.1% 올랐다.
석유류는 1년 전보다 11.0% 하락했다. 다만 전달(-25.9%)과 비교해 하락 폭이 크게 줄었고, 전달 대비로는 8.1% 상승했다. 7월까지 작년의 높은 석유류 가격의 기저효과가 사라지고, 7월 중순 이후 상승한 국제 유가가 국내에 반영된 영향이란 분석이다.
전기·가스·수도는 1년 전보다 21.1% 올랐다. 전달과 동일한 상승 폭을 유지했다. 서비스 물가는 3.0% 올랐고, 이중 외식 등 개인 서비스는 4.3% 상승했다. 개인 서비스 물가 상승률은 2022년 2월(4.3%)를 기록한 이후 18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외식 물가는 5.3% 상승해 2021년 12월(4.8%) 이후 최저폭이다.
구매 빈도와 지출 비중이 높은 144개 품목으로 구성된 생활물가지수는 농산물 가격 및 국제유가 상승 영향으로 1년 전보다 3.9% 올랐다. 올해 3월(4.4%)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이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인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3.9% 상승하면서 전달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방식의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도 전달과 마찬가지로 3.3% 상승했다.
이는 지난달 물가 변동이 기조적으로 변화했기보다는 일시적 요인에 따른 변동이었다는 의미로, 전반적으로 물가 둔화 흐름은 유지되고 있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김병환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주재한 비상경제차관회의에서 "국제유가 상승과 함께 호우・폭염 등에 따른 농산물 가격 상승 등 일시적 요인의 영향으로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3%대로 상승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내 석유류 가격이 8월 말부터는 상승세가 둔화되고, 폭우·폭염 등 영향으로 상승했던 농산물 가격은 기상여건이 개선되면서 점차 안정화되고 있다"며 "올해 10월 이후부터는 물가가 다시 안정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